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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침공 1000일···“우크라이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입력 2024.11.17 18:28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을 이틀 앞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에서 체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을 이틀 앞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에서 체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서 일하는 우크라이나인 올랴 쉐스타코바(30)는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고국을 공격한 이후 전쟁이 1000일이나 이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000일을 이틀 앞둔 17일 만난 올랴는 “처음 전쟁 소식을 듣고 재한 우크라이나인들과 채팅방을 만들었을 땐 2~3주면 상황이 나아질 줄 알았다”며 “이렇게 3년을 바라보게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장기화한 전쟁은 고향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도 지치게 했다. 올랴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살던 지인들이 전쟁으로 인해 수도 키이우나 서부로 이사해야만 했다”며 “지난 3년간 전기발전소가 파괴된 곳들이 많기 때문에 전기와 난방이 끊기는 일이 매년 심해지고 있다고들 말한다”고 했다.

올랴는 어느새 전쟁에 무감각해진 자신의 모습에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초반에는 러시아의 공격 소식을 들으면 심장이 떨려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바로바로 연락했었다”며 “그런데 이젠 놀라지 않고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내 모습을 자각할 때마다 충격을 받는다”고 했다. 이어 “아직도 고향의 친구들은 ‘바로 옆집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말하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을 이틀 앞둔 17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5번출구 인근에서 체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며 행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을 이틀 앞둔 17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5번출구 인근에서 체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며 행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랴를 비롯한 재한 우크라이나인 3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앞에 모여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서울시청 일대를 행진한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우리는 끝까지 투쟁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지난 1000일이 고통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1000일 동안 러시아는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 무차별 폭격으로 우리 도시와 마을을 파괴했다”며 “수천명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됐고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태어난 지 2개월밖에 안 된 아기 율리나와 그 가족도 숨졌다”고 했다.

미국 대선 결과 등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빼앗긴 채 전쟁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이들은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올랴는 “그냥 전쟁을 빨리 끝내는 게 평화롭지 않겠냐고 말하는 외부인들이 있지만 이번에 포기한다고 해서 침공이 끝나지 않을 것을 크림반도 병합 등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며 “미국의 무기 지원이 끊긴다면 우크라이나인들은 무기 없이라도 싸울 것이다. 이렇게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자신의 자리에서 우리의 승리를 더 가깝게 만들어준 분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어려운 길이 있지만 우리는 함께 인내할 것이다. 단결은 우리의 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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