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렌단 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브렌던 카(45)를 지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카가 FCC를 재편해 우익의 정치적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내 “카는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전사이며, 미국인의 자유와 경제를 억제하는 규제 법률에 맞서 싸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카를 FCC의 공화당 측 위원으로 임명한 바 있다. 카는 지난해 다시 위원으로 선임됐다.
NYT에 따르면 카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집으로 여겨졌던 ‘프로젝트 2025’에서 FCC에 관한 장을 서술했다. 여기서 그는 FCC가 애플,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는 지난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검열 카르텔은 해체돼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그러나 카가 프로젝트 2025에서 나열한 빅테크 기업은 통신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FCC가 이들을 규제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카가 FCC를 크게 재편하고, FCC 권한의 법적 한계를 시험하고, 실리콘 밸리와 치열한 전투를 벌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우호적인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 자택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카를 FCC 위원장으로 지명하는 것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해진다. 카는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에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머스크의 주장을 지지했으며,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전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7월부터 카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카는 변호사 출신으로 2012년 FCC 법률고문이 됐다. 기존 위원이기 때문에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시작과 동시에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FCC는 방송통신 정책을 집행하고 전파 자원 관리 및 방송통신 사업 규제 등을 총괄하는 연방 기관이다.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으며, 위원회는 임기 5년의 위원 5인으로 구성된다. 위원회에서 같은 정당에 소속된 위원은 3명 이내로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