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4호선 건설이 예정된 북구 대현동 도로의 모습. 왕복 5차로 도로의 한 가운데에 약 8m 폭의 상판이 놓일 예정이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제공
대구시가 도심 주요 도로에 상판을 얹는 방식으로 도시철도 4호선을 건설하려 하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도시철도 4호선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연장 12.6㎞ 구간(수성구민운동장~동대구역~경북대~엑스코~이시아폴리스)에 정거장 12개와 차량기지 1곳 등을 짓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비를 포함해 총 775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시는 대구도시철도 4호선을 ‘철제차륜 AGT’(자동안내차량) 방식으로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노선 전체를 따라 도로 한가운데에 약 19m의 기둥을 세우고 상판(폭 7.69m)을 올려 철로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안전 및 유지 관리에 따른 효율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당초 시는 4호선 역시 3호선과 같은 ‘모노레일’ 방식으로 건설하려 했지만, 최근 제정된 ‘철도안전법’의 기준을 지키며 사업에 참여하려는 제작사를 찾지 못하자 건설 방식을 바꿨다.
대구시는 AGT 방식의 경우 제품을 국산화할 수 있어 앞으로 확장성은 물론 유지·관리비가 모노레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등의 장점을 강조한다. 현재 서울·부산·인천 등에서 운영 중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대구도시철도 4호선 건설이 예정된 북구 대현동 도로의 모습. 왕복 5차로 도로의 한 가운데에 약 8m 폭의 상판이 놓일 예정이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제공
하지만 철제차륜이 도심 상공을 달리는 과정에서 소음과 분진 피해는 물론 일조권까지 침해받는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호선 모노레일이 2개 레일(각각 폭 0.85m)로 운행되는 것에 비해 도심 경관을 크게 해치고 사고 위험도 키운다는 게 시민단체 등의 주장이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지난해 대구시가 진행한 주민설명회(3회)와 공청회(1회)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와 시민이 AGT 차량방식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시민 의견을 무시하고 검증 절차도 없이 건설 방식을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이 단체 측은 “철제 AGT방식인 인천 2호선과 고무 AGT방식인 부산 4호선은 일부 구간만 지상 구간이고 도심지는 모두 지하 구간”이라면서 “지역 인구감소세 등을 고려할 때 4호선 건설을 중단하는 등 대중교통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28일 대구시-국민의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4호선 차량 방식을 다시 검토해 달라고 대구시에 요청하기도 했다.
우재준 국회의원(북구갑)은 정거장 12개 중 1개를 줄이고 도심을 지나는 8개 역사를 지하화하자고 주장한다. 우 의원은 “지난해 대구시와 함께 사업비를 추산한 결과 약 26%만 증액하면 지하화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다”면서 “사업 타당성을 다시 검토받아야 할 정도로 사업비가 늘긴 하지만, 지역 민심에다가 정치권까지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은석 의원(동구갑) 역시 “좁은 도로의 경우 상가나 주민들의 일조권과 소음 등의 영향을 받아 주거환경이 열악해지게 된다”면서 “건설 계획을 공론화해서 심층 논의하는 게 합리적 행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는 사업 방식 재검토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내년 하반기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철희 대구시 철도시설과장은 “현재 안으로도 겨우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는데, 만약 (일부 구간 지하화 등)재검토를 하게 된다면 용역 등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면서 “최소 3년 이상의 기간이 더 소요되거나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어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