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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썩어 없어질 작품인데···86억원에 팔린 500원짜리 바나나

입력 2024.11.21 13:35

수정 2024.11.2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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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강력테이프로 붙인 바나나 ‘코미디언’

중국 가상자산 기업가, 뉴욕 경매서 낙찰

‘진품 인증서’ ‘바나나 교체 안내서’도 제공

“작품 속 바나나는 가판대서 500원에 사”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 전시돼있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 전시돼있다. AFP연합뉴스

벽에 테이프로 바나나 한 개를 고정한 이탈리아 설치미술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경매에서 620만달러(약 86억8400만원)에 낙찰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작품 ‘코미디언’은 이날 저녁 뉴욕에서 진행된 소더비 경매에서 예상가를 웃도는 620만달러에 팔렸다. 구매자는 중국 태생의 가상자산 기업가 저스틴 선으로 확인됐다.

이 작품은 굵은 회색 강력 접착테이프를 이용해 벽에 붙여놓은 바나나 한 개가 전부다. 낙찰자는 바나나와 접착테이프 롤 한 개씩을 받는다. 바나나가 썩을 때마다 교체 방법을 알려주는 설치 안내서와 진품 인증서가 함께 제공된다.

이 작품은 카텔란이 2019년 미국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처음 선보여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아트페어에서 한 행위예술가가 관람객 수백 명이 보는 앞에서 바나나를 떼먹어버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관람객이 너무 몰리자 주최 측이 작품을 철거하는 일도 벌어졌다.

뉴욕 소더비 경매가 진행되기 전 사람들이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감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뉴욕 소더비 경매가 진행되기 전 사람들이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감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작품은 총 세 개 에디션으로 구성됐다. 당시 각각 12만~15만달러(약 1억6800만~2억1000만원)에 팔렸다. 한 점은 이후 구겐하임 미술관에 기증됐고, 다른 두 점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의 직전 소장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매 전 추정가격은 100만~150만달러(약 14억~21억원)로 제시됐다. 6분간 치열한 입찰이 이어진 끝에 최저 예상가의 6배 넘는 가격에 저스틴 선에게 넘어갔다.

홍콩에서 입찰에 참여한 저스틴 선은 “(카텔란의 작품은) 예술과 밈, 가상자산 커뮤니티의 세계를 연결하는 문화적 현상을 나타낸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독특한 예술적 경험의 일환으로 바나나를 집어 먹어서 예술사와 대중문화에서 이 작품이 차지하는 위치를 기릴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수년간 미술계에 논란을 불러왔던 바나나가 팔렸다”며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과일이 됐지만, 며칠 안에 버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날 경매에 나온 작품 속 바나나는 경매 전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 근처 과일 가판대에서 35센트(약 500원)에 산 브랜드 돌(Dole)의 제품이라고 NYT는 전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가판 상인은 자신이 판 바나나가 원래 가격의 수천 배에 팔렸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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