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무장관에 롤린스…보름 만에 내각·참모진 인선 완료
대중국 매파·관세 적극 옹호·이민 강경론자 등 공통점
전문성 부족에 각종 논란도…트럼프 제어할 ‘어른’ 부재

나토 사무총장과 악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를 방문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시간)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대표를 농무부 장관에 지명하면서 차기 미 행정부의 내각 장관 인선이 마무리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 연방 기관 장관급 인선도 거의 완료됐다.
대선 이후 불과 보름여 만에 진용을 갖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거침없이 실행할 ‘충성파’들로 채워졌다.
정책 방향에서는 대중국 매파, 관세 적극 옹호, 이민 강경론자 등이 공통점이다. ‘트럼프 싱크탱크’로 불리는 AFPI와 트럼프 2기 공약집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젝트 2025’ 관련 인사들도 두각을 드러냈다. 상당수 인사가 전문성 부족, 이해충돌 우려 관련 논란을 안고 있으며 일부는 성폭력 등의 의혹에도 연루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자 정권인수팀이 꾸려진 플로리다 출신과 보수 성향 폭스뉴스 진행자·출연자들도 다수 포함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롤린스 지명을 발표하며 “그는 차기 농무부 장관으로서 미국의 진정한 중추인 농부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며 “미국 농부들을 지원하고, 미국 식량 자급을 옹호하며, 농업에 의지하는 소규모 마을을 복원하려는 그의 헌신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1기에서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국장 대행을 지낸 롤린스는 한때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최측근이다.
롤린스를 끝으로 마무리된 내각 인선의 최대 특징은 충성심이다. 전문성이나 관련 경력보다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가 우선 고려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긴 것이 단적인 예다.
‘예스맨’들이 대거 요직을 꿰차면서 1기 때 트럼프 당선인의 일방적이고 즉흥적인 의사결정을 제어했던 ‘어른들의 축’은 자취를 감췄다.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는 영관급 장교 출신으로 조직 관리 경험이 없다. 친러·친시리아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도 마찬가지다.
충성파 내각 후보자들은 경제·대외정책·이민 등 주요 분야에서의 미국 우선주의 관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2일 재무장관에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관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중국은 물론 동맹국에까지 관세 압박을 통해 무역적자를 시정하고, 미국 내 투자 유도를 통한 제조업 부활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외교안보 라인에는 의회를 대표하는 대중 강경파들이 전진 배치됐다. 상원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와 하원의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대중국 제재 등 강경 입법을 주도했고 중국 견제를 최우선 외교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념을 충실히 반영하는 AFPI와 프로젝트 2025에 가담했던 인사들도 계속 약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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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프로젝트 2025를 주도한 러셀 보트는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백악관 예산관리실(OMB) 실장에 지명됐다.
‘국경 차르’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등도 이 프로젝트의 공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