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올인’ 두산, 롯데와 3 대 2 트레이드…야수 1라운더만 4명
2년 전 투수 신인왕을 보내고, 지난해 야수 신인 1라운드를 데려왔다. 두산의 선택은 일견 파격적이면서도 합리적이다. 방향성도 뚜렷하다. 야수 세대교체에 제대로 ‘올인’했다.
두산은 지난 22일 롯데와 3 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22년 신인왕을 탔던 투수 정철원(25)과 내야 멀티자원 전민재(25)를 보내고 외야수 김민석(20·사진)과 추재현(25), 우완 불펜 자원 최우인(22)을 데려왔다. 핵심은 역시 김민석이다.
김민석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때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부터 콘택트 능력은 정평이 났다. 지난해 데뷔 첫 시즌부터 129경기에서 0.255를 때려내며 재질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공수에서 부진하며 41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이제 겨우 20세다.
김민석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곰들의 모임’ 행사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트레이드가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다”며 “스스로 아직 발전하고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는 롯데에서 했지만, 사실 김민석에게 두산은 ‘첫사랑’ 같은 팀이다.
서울 휘문중·휘문고에서 야구를 했고, 초등학생 시절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 본 프로야구팀도 잠실의 두산이었다. 김민석은 “트레이드 발표가 나고 집에 갔더니 엄마가 정수빈 선배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주시더라”며 “어릴 때 내가 처음 본 야구가 두산의 야구였다는 기억이 그제야 났다”고 말했다.
김민석이 정수빈처럼 잠실의 중견수, 두산의 1번 타자로 성장해 준다면 두산 역시 더 바랄 나위가 없다. ‘사직 제니’였던 별명은 ‘잠실 제니’로 바뀔 수 있다.
김민석까지 영입하며 두산은 군 복무 중인 안재석을 포함해 최근 5년간 ‘야수 1라운더’만 4명을 모았다. 외야수 김대한과 내야수 안재석이 각각 2019년과 2021년 지역 1차 지명으로 입단했고, 올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내야수 박준순을 지명했다.
이들 중 누군가는 반드시 터져야 할 내년 시즌이다. 허경민과 김재호를 차례로 보낸 두산의 세대교체 의지 또한 그래야 결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