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교외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24일(현지시간) 레바논 정부군 기지를 폭격했다. 이스라엘은 “오폭”이라고 해명했다.
레바논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레바논 남부 알아미리야에 있는 군기지가 공습당해 군인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레바논군은 “이스라엘 적군의 공격으로 부대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휴전 노력, 남부에 레바논군을 확고히 주둔시키려는 노력, 유엔 결의 1701호 이행을 위한 노력을 모두 거부하는 피비린내 나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성토했다.
미국의 중재로 휴전 논의에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이젠 정부군까지 공격하며 휴전 논의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이 60일간 휴전하고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01호에 따라 국경지대에서 철수하는 내용의 휴전안을 제안했다.
헤즈볼라가 남부 국경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철수하고 이스라엘도 레바논 영토에서 철군해 국경지대에는 유엔 평화유지군과 레바논 정부군만 남긴다는 것이다. 헤즈볼라와 레바논 정부는 휴전안에 동의했고, 미국은 이스라엘을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와의 교전 지역에서 실수로 폭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이번 사건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레바논군이 아니라 헤즈볼라 테러조직을 표적으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은 헤즈볼라와 교전이 이뤄지는 지역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서도 레바논 주재 유엔평화유지군(UNIFIL)도 여러 차례 공격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그때마다 고의적인 공격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하루 동안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84명이 숨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누적 사망자가 375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