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무거운 표정을 짓고 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큰 부담 하나를 덜게 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징역형이 선고된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1심 판결의 부담은 여전히 짊어지고 있다. 검찰이 항소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무죄 판결을 받은 위증교사 혐의 재판이 상급심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도 3건이나 있다. 검찰 수사 단계에 있는 사건도 많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뜻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가 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게 25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로서는 이번 무죄 판결로 중요한 사법리스크 하나를 덜었을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 및 피선거권 박탈을 동반하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번에도 중형이 선고되면 역시 의원직 상실과 피선거권 박탈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경우 이 대표는 두 재판 모두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어야 하는 험난한 과제를 떠안을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이날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이나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이 흔들리는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무죄 판결로 한숨을 돌렸을뿐 앞으로 맞닥뜨려야 할 사법리스크는 여전하다. 검찰은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상급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항소심 등에서 결과가 바뀌어 징역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형 집행을 마치고도 형이 실효될 때까지 최소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2027년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앞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이 확정되면 더 심한 결과가 초래된다. 이 대표는 앞으로 10년간 선거에 나올 수 없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다른 재판 3건은 1심 판결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아직 알 수 없다. 이날 이 대표에게 무죄를 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다음달부터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성남FC 배임·뇌물 혐의 1심 재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수원지법에서도 이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다음달 예정돼 있다. 최근 검찰은 이 대표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해 이 재판 역시 수원지법에서 조만간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이 아직 수사 중인 사건도 여럿 있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으로부터 1억5000만원 가량 ‘쪼개기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 대표가 연루된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 관광호텔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의 ‘428억원 약정 의혹’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관련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이 사건들을 추가 기소하면 이 대표가 감당해야 할 재판은 더 늘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