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커지자…정부, 뒤늦게 “불참 통보 때 일본에 유감 표명”

정희완 기자

사도광산 추도식 논란

<b>“책임져라”</b>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회원들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쪽짜리 사도광산 추도식을 규탄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책임져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회원들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쪽짜리 사도광산 추도식을 규탄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대사관에도 유감 전해”
초치 아닌 ‘접촉’ 통해 전달
‘사안 대비 낮은 수위’ 평가

G7외교장관회의 약식 회담
“양국에 영향 없도록 협력”

외교부가 사도광산 추도식 개최 전후로 일본 측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일본이 진정성 없는 ‘반쪽 추도식’을 개최하고 한국에 그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이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추도식 불참을 일본에 통보할 때 항의를 했고 유감도 표명했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3일 사도광산 추도식 개최를 하루 앞두고 불참을 결정했다. 당시 외교부는 “추도식 이전에 양국이 수용 가능한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유를 설명했지만 일본에 항의나 유감을 전달했다는 얘기는 없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고위당국자는 “일본 주최 추도식에 우리 측이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한 건 애초 한·일 간 합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 추도식을 일본이 개최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강하게 항의한 것이고, 그 자체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별도로 외교부는 “지난 25일 당국자가 주한 일본대사관을 접촉해 사도광산 추도식 관련 한·일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보여준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추도식 불참을 통보하면서 한 차례 유감을 표명했는데 재차 유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외교부의 이 같은 설명은 정부가 일본의 소극적 협상 태도와 진정성이 결여된 추도식 개최에 공개적으로 항의 및 유감 표명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또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이 (추도식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한국을 탓하자 우리 정부의 무대응에 대한 비판은 더 거세졌다.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한 일본대사관 인사를 ‘초치’가 아닌 ‘접촉’을 통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사안에 비해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그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초치 형식을 통해 강한 항의의 뜻을 전달해왔다.

정부는 추도식 불참 사태로 한·일관계 전반이 악화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관리하는 모습이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현지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약식 회담을 열고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를 논의했다. 양측은 “사도광산 추도식으로 불거진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이제까지 가꾸어온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이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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