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캐나다에 공장 둔 한국 기업들 ‘25% 현실화’ 촉각

김경학·권재현·김상범·이진주 기자

연 15만대 수출 기아 ‘직격탄’

삼성·LG 전자업계도 ‘긴장’

CJ 등 물류기업도 연쇄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일(현지시간) ‘관세폭탄’ 카드를 꺼내들자 멕시코·캐나다 등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대폭 개정할 가능성은 거론됐지만, 구체적으로 ‘25%’라는 수치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현지 생산공장을 가동 중인 기아는 추가 관세 25%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프라이드(수출명 리오)와 K3 등을 멕시코 누에보레온 공장에서 만들어 연간 15만대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멕시코 공장 투자 금액은 1780억원으로, 전년보다 750% 급증한 규모다.

증권가에선 트럼프가 대선 공약으로 내민 10% 보편관세만 현실화해도 기아의 내년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6%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소재 업계도 완성차만큼은 아니지만 현지 투자 업체를 중심으로 트럼프 당선인 발언의 진의와 파장을 파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캐나다 퀘벡주에 GM과 합작사 얼티엄캠을 설립해 연산 3만t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인 포스코퓨처엠이나, 연산 4만5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는 에코프로비엠,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4조8000억원을 투입해 합작사 넥스트스타에너지를 설립하고 최근 배터리 모듈을 생산하기 시작한 LG에너지솔루션 등이 긴장하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온타리오주 생산 물량은 스텔란티스 산하 완성차 브랜드에서 소화할 예정이어서 ‘트럼프 관세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멕시코는 북미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거점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1988년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 티후아나에 첫 컬러TV 공장을 세웠으며 이후 냉장고·세탁기 공장도 추가로 건립했다. 액정표시장치(LCD), 발광다이오드(LED) 공장도 운영한다. LG전자 역시 멕시코에 TV와 냉장고,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생산기지를 뒀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에 연산 90만t 규모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공장 등을 운영하는 포스코, 차량용 구동모터 코어 공장 등을 가동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물류 기업들도 연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멕시코에 법인을 두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한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운송하는 물량이 줄어들면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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