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1월들어 기업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커지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되면서 수출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특히 제조업 체감 경기는 1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면, 11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대비 0.6포인트 하락한 91.5로 집계됐다. 전산업 CBSI는 지난 7월 이후 하락하다 9월에 일시적으로 개선됐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위축된 것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해 기업들의 인식을 종합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10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90.6으로 나타났다. 제품재고(-1.1포인트), 자금사정(-0.8포인트) 등에서 악화된 게 반영됐다. 이는 지난해 10월(90.5)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 폭도 지난 8월(-2.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다음달 전망 지수도 88.9로 10월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0.4포인트 상승한 92.1로 3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제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조업 전체 업황BSI는 68포인트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으며, 다음달 전망(66)도 전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갈수록 상황이 더 나빠지리라고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반도체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 분야에서 자금사정 기업경기실사지수가 11포인트나 하락했고 자동차 업종과 화학물질·제품 분야에서도 기업 심리가 전월보다 위축됐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제조업은 반도체 수출 둔화 우려를 비롯해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는 부분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등 업종에서 (트럼프의) 통상 정책이 현실화하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 기업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