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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이 선택한 올해의 리더십 ‘help’

양대 리그 감독상 모두 ‘초보 감독’

밀워키 팻 머피, 65세에 첫 지휘봉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경력도 없어

수상 소감은 “난 그저 도와줬을 뿐”

메이저리그는 매년 ‘올해의 감독’을 뽑는다. 최우수선수(MVP), 신인왕, 사이영상과 함께 발표되는 ‘4대 상’ 중 하나다. 나머지 상과 마찬가지로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중 투표인단을 꾸려 선정한다. KBO리그에서 우승팀 감독이 ‘당연직’처럼 ‘감독상’을 받는 것과 다르다.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불구, 이번 시즌 투표에서 7위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올해의 감독은 한 시즌에 가장 중요하고 주효한 ‘리더십’을 선정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2024시즌 감독상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모두 ‘초보 감독’에게 돌아갔다. 아메리칸리그 감독상을 받은 클리블랜드 스티븐 보그트 감독은 2022년까지만 해도 선수로 뛰었다. 은퇴 2시즌 만인 올해 클리블랜드 감독이 됐고, 최고의 감독이 됐다.

내셔널리그 밀워키 팻 머피 감독도 올 시즌이 메이저리그 감독 첫해였는데, 보그트와 사뭇 다르다. 머피 감독은 1958년생으로 오늘(28일) 66세 생일을 맞았다. 65세 시즌에 처음 감독이 된 ‘초보 감독’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감독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선수 경력이 없다. 어린 시절 복싱 선수였고, 대학에선 미식축구 선수였고, 나중에야 마이너리그에서 잠깐 투수로 뛰었고 제자 감독의 보조로 8년을 보낸 ‘파란만장 인생’의 화려한 한 페이지였다.

디애슬레틱 등에 따르면 머피 감독은 알코올 중독 아버지 때문에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슴속 분노를 태우려 복싱 선수가 되려 했지만 이 역시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짧은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대학 코치와 감독을 지냈다. 노터데임 대학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뒤 애리조나 주립대 감독이 돼 유명 선수들을 배출했다. 2015년 샌디에이고 감독 대행을 맡은 뒤 2016년부터 밀워키의 벤치 코치(감독을 돕는 코치)가 됐다.

노터데임 대학 시절 제자였던 크레이그 카운셀이 밀워키 감독을 맡으면서 ‘스승’이자 ‘멘토’였던 머피를 모셔왔다. 2023시즌이 끝난 뒤 지구 라이벌 시카고 컵스가 카운셀 감독을 ‘스카우트’해 가자, 밀워키는 머피에게 팀을 맡겼다. 돈이 없는 팀 입장에서 리빌딩을 맡긴 셈인데, 머피는 팀을 지구 우승으로 이끈 것은 물론 올해의 감독상까지 받았다.

초보이자 할아버지인 머피 감독의 리더십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머피 감독은 수상 소감을 통해 “지난 8년간 카운셀 감독이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충실했다. 카운셀에게 항상 ‘내가 어떻게 하면 자네를 도울 수 있을까, 내가 뭘 할까’를 늘 물었다. 난 항상 사람들 돕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이 팻 머피 리더십의 핵심 요소였다. 대학 감독 시절부터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것을 ‘천직’으로 여겼다. 밀워키는 돈을 아끼려 에이스 코빈 번스를 트레이드로 내보냈고, 또 다른 선발 투수 브랜든 우드러프와 마무리 데빈 윌리엄스, 주축 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팀 전력이 무너질 뻔했는데 포수 윌리엄 콘트레라스,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 신인 외야수 잭슨 추리오 등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서 머피 감독의 리더십이 빛났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이 열심히 뛰도록 돕는 데 특화됐다. 복서 출신으로 투쟁심을 강조하면서도 신나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밀워키는 올시즌 불펜 평균자책이 3.11로 내셔널리그 1위였고, 팀 도루는 2위였다. 선수들이 열심히 뛸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움으로써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머피의 비결’이다.

머피 감독은 “애리조나 대학 시절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우리 팀이었다. 키도 체구도 작은 선수(1m75, 77㎏)가 엄청난 메이저리거(2008년 MVP)가 됐다. 내가 어떤 영향을 미쳤냐고들 묻는데, 그걸 해낸 건 페드로이아다. 난 그저 옆에서 도와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도 “내가 한 게 별로 없다. 그저 선수들로 하여금 옷을 좀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팀 내 드레스 코드 규칙을 바꾼 게 전부”라며 웃었다. 머피는 “아, 남을 웃기는 건 좀 잘한다”고 덧붙였다.

리더십은 누군가를 끌고 가는 ‘나’의 덕목이 아니다. 나 말고 다른 이들이 잘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리더십이다. 2024시즌 메이저리그가 택한 덕목이고, 2024년 한국에서 가장 부족한 덕목이다.

이용균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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