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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서사 아카이브

과거 제자에 했다는 발언 자랑스레 소개

“10대가 애 낳으면 대학 진학권 줘야

대학보다 출산···여학생들 생각 바꾸길”

학생들 “성적 수치심” “불매” 강력 비판

유명 사교육 업체 대표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학교는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27일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손주은 메가스터디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대구지역 한 종교시설에서 A고교 1~2학년 전교생인 남녀 501명을 상대로 ‘공부해서 남 주자’는 주제의 특강을 했다.

이날 A학교는 매년 여는 ‘종교행사’의 하나로 전일제 행사을 진행했으며 손 회장은 인성교육 분야의 외부강사로 초빙됐다.

메가스터디 사옥. 메가스터디 홈페이지 캡처

메가스터디 사옥. 메가스터디 홈페이지 캡처

당시 손 회장은 입시 체제 변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인구 위기 문제를 거론하며, “대학입시 제도의 특별전형에 10대가 출산하면 대학 진학의 결정권을 강력하게 열어주는 제도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를 안 낳으면 대한민국이 유지될 수가 없는데, 대학 가는 것보다 애 낳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우리 여학생들은 생각을 바꾸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빨리 출산하는 것이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도 했다.

이날 강연에서 손 회장은 과거 공부를 못한 자신의 제자를 성매매 여성에 빗대 말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예전 과외 학생이었던 제자에게 “너 이렇게 딱 살면 네 인생이 ○○(성매매 여성)보다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는 노리개가 되면 화대라도 받는데, 이거는 거꾸로 돈까지 갖다 바치니까 네 인생이 이렇게 보여”라고 했던 말을 소개했다.

특강 직후 학생들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메가스터디 불매하겠다”라고 말하며 손 회장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학부모도 학교 측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학교 측은 지난 25일 메가스터디를 통해 손 회장의 사과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메가스터디 법무팀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알림 메시지가 학생들에게 공지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그룹 회장

손주은 메가스터디그룹 회장

A학교는 강연 장면과 사진 등을 교육시설 측에서 촬영했고, 논란이 불거진 후 이를 확보해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교의 공식 대응 이전에 학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강연 모습 등을 퍼트리는 움직임이 있자, 이를 자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A학교 관계자는 “강연 자료 등이 온라인 상에 무분별하게 유포될 시 학생들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교육적 목적에서 학생들에게 안내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학교는 최근 내부 회의를 열고 강연을 들은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대책 등을 논의했다. 피해 정도가 심한 학생에게는 전문 심리상담 등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학교는 내년부터 관련 행사에 외부강사를 배제하고 규모를 축소하는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 외부강연 시 미리 자료를 검토하는 등 재발 방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여성의전화는 27일 성명을 내고 손 회장의 발언 등을 비판했다.

이 단체는 “사교육이라고는 하지만 교육을 하는 기관의 수장이 외부 강사로 초대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는 것은 매우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사는 학교 관계자가 아닌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면서 “학교 또한 강사의 발언에 즉각 문제 제기하지 않고 도리어 학생들의 언행을 단속한 것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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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그룹 측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미래 세대 의식 변화와 공부를 통해 자기 미래를 바꾼 학생의 일화 등을 이야기하는 과정에 의도와는 달리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낀 표현이 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백경열 기자 merci@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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