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 단체장들과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4.11.26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불법 대출 사태가 발생한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임종룡 현 회장 체제 하에서도 불법 대출이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우리금융지주 검사와 관련해 “현 회장과 행장 재임시에도 불법 대출 관련 건이 확인돼 중점적으로 검사하고 있다”며 “불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에 (불법 사실이) 보고 됐는지, 이사회 기능이 왜 작동 안됐는지 점검해보려 노력 중”이라며 최종 검사 결과는 다음달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과 개인사업자에게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에 추가 확인된 현 회장 재임시 발생한 불법 대출 역시 손 전 회장 관련 신규대출 건으로 파악됐다.
한편 그간 상법 개정 필요성을 적극 주장해온 이 원장은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주주보호 원칙을 두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주주보호 원칙을 두는 것이 현 단계에서는 더 합리적”이라며 “상장법인 합병·물적분할 등으로 이 논의가 시작된 것이고, 2400여개 상장사에 대한 규율 체계를 두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 시 비상장법인까지 포함돼 100만개가 넘는데, 자본시장과 관련성이 없는 곳들에까지 적용되는 방식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 상황이 엄중하고 이해 관계자 간 합의가 어려운데 소모적 방식을 논쟁하기 보다 맞춤형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다. 이 원장은 그간 기업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이 원장은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인수합병을 시도 중인 MBK파트너스와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과거에는 당국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면, 이제는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정 산업군은 기간을 20~30년으로 길게 봐야 하는데 5년, 10년 내에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구조를 가진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게 됐을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화두로 삼아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영풍 측의 환경오염 손상차손 미인식과 관련한 회계상 문제점을 발견해 이번 주부터 감리로 전환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산이 훼손돼 가치가 떨어졌을 때 회계상에 이를 제대로 반영했어야 하는데, 장부상 기록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히 회계 부적정 처리에 대해서 결론을 내겠다”며 “시장질서 교란 행위와 관련해서는 (고려아연이나 MBK·영풍 중) 어느 쪽이 됐든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