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은 감소했지만··· 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이 질환’은 10년간 2배 증가

김태훈 기자


자궁경부암은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 암의 전 단계 질환인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

자궁경부암은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 암의 전 단계 질환인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


국가검진과 백신접종의 활성화로 자궁경부암 발생은 감소하고 있지만 자궁경부암 전 단계 질환인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산부인과 경민선 교수가 대한부인종양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연구를 보면 자궁경부이형성증 환자 수는 2009년 1000명당 3.74명에서 2018년 8명으로 10년간 2.1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궁경부암 신규 환자 수는 3849명에서 3550명으로 8% 감소했다.

경 교수가 2009~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을 보면 자궁경부이형성증은 분석 대상 기간 동안 매년 모든 연령대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해당 질환의 전체 연령대 평균 발생률은 1000명당 5.63명으로, 30~34세에서 8.53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45~49세 8.24명, 40~44세 8.08명, 35~39세 8.07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자궁 경부에 생기는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요 원인이다. HPV에 감염된 후 자궁경부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변형되는 질환을 자궁경부이형성증이라고 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자궁경부이형성증 발생률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첫 성경험을 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고, 그만큼 성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비율이 높아진 점이 지목됐다. 또 국가 암검진 확대에 따라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하기 전 이형성증 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늘어났고, HPV 백신접종이 늘면서 자궁경부암 세포검사 기회 역시 증가한 점 역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저질환이 많을수록,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궁경부이형성증 발생 위험도가 높은 경향도 확인됐다. 경 교수는 “HPV는 감염돼도 대부분 2년 안에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약 10% 가량은 잔존해 자궁경부이형성증을 발생시킨다”며 “기저질환이 많은 환자일수록 HPV가 사라지지 않고 자궁경부이형성증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을 기회가 더 많아진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검진율이 충분히 높지 않은 점은 문제라고 경 교수는 지적했다. 현재 20세 이상 여성은 2년 주기로 무료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수 있음에도 2020년 기준 검진율은 56%에 그쳤고, 특히 30세 이하의 검진율은 20%에 불과했다. 또한 12세 이하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 사업의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원인이 밝혀진 암으로, 백신을 맞으면 예방 확률이 80~90%까지 높아지지만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접종하면 효과가 크게 낮아지므로 의료계에선 조기 접종을 권장한다.

경 교수는 “2010년부터 적극적인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지만 10년간의 장기조사 결과 자궁경부이형성증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궁경부이형성증 예방을 위해서는 특히 HPV 감염에 취약한 기저질환이 있는 여성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백신 접종 및 정기 검진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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