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의혹 겨냥’ 상설특검 여당 추천 배제 규칙 개정안 본회의 통과

‘김건희 특검법 보완재’ 상설특검 시동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 수사 대상

“대통령 일가족에 대한 공정한 수사”

이재명도 한국거래소서 상설특검 강조

윤 대통령, 특검 임명 거부할지 관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찬대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찬대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대통령과 그 가족의 위법 행위를 조사할 상설특검의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위원회’를 구성할 때 여당 추천권을 배제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이 28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추진과 함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을 보완재 성격으로 동시에 가동할 계획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법률안’을 찬성 179표, 반대 102표로 가결했다. 이날 통과된 규칙 개정안은 법률안이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4일 두 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국회 본회의 재표결로 폐기되자 상설특검을 통해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상설특검법은 국회 규칙에 따라 특검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기존 법은 추천위원 7명 중 3명을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맡고 나머지 4명은 국회 제1·2 교섭단체가 2명씩 추천하게 돼 있었다. 이를 두고 정부·여당에 유리한 특검이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민주당은 대통령 또는 민법 제779조에 따라 대통령 가족에 해당하는 사람이 위법 행위를 해 수사 대상이 된 경우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됐던 정당의 추천권을 배제하는 내용의 국회 규칙 개정안을 발의했다.

규칙 개정안은 소속 의원 수가 많은 비교섭단체 2곳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소속 의원 수가 같으면 ‘선수’가 높은 의원이 속한 비교섭단체가 추천하도록 했다. 22대 국회에선 민주당이 2명, 조국혁신당이 1명, 진보당이 1명을 추천할 수 있다. 국민의힘 추천권은 없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찬성 토론에서 “연일 쏟아지는 윤석열 대통령과 일가족의 비위 의혹으로 국민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수사 기관은 봐주기 수사, 늦장 수사, 불기소로 일관하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켜 대통령과 일가족에 대한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가 진행되게끔 해야 한다”며 “나머지 다른 수사에 대해선 여당도 추천권을 여전히 갖게 된다”고 밝혔다.

반대 토론에 나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상설특검을 민주당 입맛대로 지명하려는 꼼수 개정안”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은 여당의 검찰청, 야당의 상설특검이 사사건건 사건을 갖고 충돌하고 서로 압수수색을 해대는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당선 무효형을 막기 위해 국민 눈을 가리고 재판을 질질 끌려는 모습은 역사에 명명백백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이 이뤄지는 다음 달 10일 이후 상설특검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가운데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등 3건을 수사할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언급하며 김 여사 상설특검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국거래소를 찾아 자신의 휴대전화를 통해 삼부토건 주식 차트를 보여주며 “1050원에서 5500원까지 5.5배가 올랐다. 주식을 조금만 해 본 사람이 보면 주가조작이 딱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부토건의 경우 실제 돈을 투자한 사람이 누구인지 엄밀하게 조사하면 다 나올 것”이라며 “상설특검을 추진한다고 하니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이 특검 임명 자체를 보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상설특검법은 “대통령이 추천을 받은 날부터 3일 이내 추천된 후보 2명 중에서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권은 이에 대해 “임명하여야 한다”는 문구엔 당위성만 담겨있을 뿐 처벌조항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거부하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로 대응하기로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설특검은 (국회)규칙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재의요구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그 부분은 저희들이 바로 권한쟁의 및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oday`s HOT
뮌헨 베르디 시위 중 일어난 차량 돌진 사고..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10억 라이징' 캠페인 홍수와 산사태 경보 발령된 미국 캘리포니아 여자 싱글 프리 금메달 주인공, 한국의 김채연
맨유의 전설 데니스 로, 하늘의 별이 되다. 남세균으로 인해 녹색 물이 든 살토 그란데 호수
부처의 가르침 되새기는 날, 태국의 마카부차의 날 대만의 한 백화점에서 벌어진 폭발 사건
행운과 번영을 기원하는 대만 풍등 축제 미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소유 계획,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 파키스탄 여성의 날 기념 집회 2025 에어로 인디아 쇼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