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일람 樂書一覽]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기준은 ‘내 안’에 있다](https://img.khan.co.kr/news/2024/11/28/l_2024112901000884500084281.jpg)
그만둘 수 없는 마음
김가지 지음 | 책폴 | 252쪽 | 1만7000원
“진로 고민은 영원히.” 오늘날 진로에 대한 고민은 더 이상 1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n잡러’라는 새로운 직업 형태가 생겨나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직업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둘 수 없는 마음>은 진로 고민에 작은 힌트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인 김가지 작가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청소일을 시작한 10년 차 청소부이자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강사이다. 그에게 직업과 진로는 30대인 지금도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이다. 그렇지만 사회적인 기준이 아닌 “내 기준에 맞는 선택과 책임”을 앞세우기에 나 자신과 온전히 대화하며 풀어나가는 즐거운 고민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계급장보다 나다운 것을 선택했”고 그 직업들을 통해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전한다. 청소부라는 직업은 “나를 책임질 수 있다는 믿음과 꾸준함을 주었고” 작가로 데뷔하면서 “이야기로 소통하길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고 말한다. 또 일러스트레이터는 “욕망하려는 나와 성장하려는 나 사이에서 건강한 삶을 찾아가게 해줬”고, 강사는 “너무나 부족하다는 걸 알아서 더 공부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김 작가는 “직업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에서 나라는 사람이 ‘대접’받는지, 아니면 ‘취급’받는지를 결정짓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직업을 선택할 때, 사람들은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넘어서 여러 조건을 충족시키는 일을 원한다. 그런 사회이기에 미대를 졸업하고 청소일을 선택한 작가는 “아이러니하게도 주목받는 일”이 잦았다. ‘직업에 귀천이 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과거 계급사회처럼 직업이 계급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