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입성 않고 외부 지원
아버지 책 출간 등 ‘돈벌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비선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행정부에 합류하지는 않으면서 인선 등에 큰 영향력을 행사 중이라는 지적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 정부 공직자 인선 과정에서 후보들의 “충성심 판독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후보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구호로 압축되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관점을 공유하는지는 물론 트럼프 당선인을 향한 충성심이 얼마나 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후보들은 특히 “가장 중요한 순혈 시험”을 통과해야 트럼프 주니어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고 NYT는 짚었다. 하나는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는 패배한 2020년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거짓말’에 동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을 부추긴 트럼프 당선인의 책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성 매수 의혹 끝에 낙마한 맷 게이츠 전 연방 하원의원을 당초 무리하게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던 게 이같이 충성심을 우선한 인선 방식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의 발탁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2기 각료 인선 배제 등을 주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트럼프 주니어의 최대 관심 주제는 수정헌법 2조(총기 소유), 국경, 외교 정책 등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의 그림자는 언론사 자리 배치에도 드리웠다. 최근 그는 백악관 브리핑실 자리를 팟캐스트 진행자를 포함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에게 제공하는 안 등을 트럼프 당선인과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정치매체 더힐이 전했다. 새로 백악관 기자실에 입성할 인플루언서로는 UFC 진행자 출신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 등이 거론된다.
현재 백악관 브리핑실 내 기자석은 49개로 제한돼 있으며, 각 언론사 자리는 NBC뉴스, 폭스뉴스, CBS뉴스, AP통신, ABC뉴스, 로이터통신, CNN방송 등 권위 있는 주류 언론을 중심으로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의 승인에 따라 배치돼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백악관에서 주류 언론 배제 방안을 언급했다. 그는 NYT가 민주당의 마케팅 기관으로 기능해왔다며 “(백악관 브리핑실을) 독자와 팔로워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리를 맡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아버지의 정치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팟캐스트 계약 등 정치 유관 사업을 진행해 돈을 많이 벌었다. 그가 운영하는 출판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필한 책 3권을 출간했다. 포브스는 트럼프 주니어의 자산가치를 약 5000만달러(약 700억원)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