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 성과없이 좌초 수순···의료계 “정부변화 없으면 12월1일 마지막 회의”

이혜인 기자
지난달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계의 참여 중단으로 다음 달 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2차 회의에 참석자들이다.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한수빈 기자

지난달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계의 참여 중단으로 다음 달 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2차 회의에 참석자들이다.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한수빈 기자

의·정 대화의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야·의·정 협의체가 운영 중단 위기에 놓였다. 의료계 단체들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으면 다음달 1일로 예정된 협의체 전체회의를 마지막으로 협의체를 마무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대한의학회는 지난달 29일 오전 임원회의를 열고 협의체 탈퇴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에 참여 중인 또 다른 의료계 단체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는 이날 오후 의대·의전원 학장·학원장 회의를 열고, 협의체 참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의학회는 의대협회의 논의 결과를 듣고 공식 입장을 내기로 했다. 탈퇴를 확정하면 여당·정부·의료계의 대화 시도는 두 달도 채우지 못하고 마무리된다.

의학회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여당과 의료계는 협의체 운영 동안 2025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한 뚜렷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사태 해결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지난 28일 양평에서 열린 회원 대상 행사 중 “(세 차례의 협의체 회의를 통해 정부·여당과) 인식 차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서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넘기지 않는 방법, 정시 예비 합격자를 1배수로 제한하는 방법 등 4가지 안을 제시했으나 정부는 어느 것도 수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자율성 확보, 전공의 군복무 문제 해결을 위한 특례 조항 마련 등도 요청했으나 협의체에서 결정되지 못했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의대 신설을 지지한다는 공개 발언을 내놓은 것도 의료계 탈퇴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 대표는 이날 ‘경상북도 국립의과대학 신설촉구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국민의힘 차원에서 강력하게 지원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대부분의 의사 단체는 의대 증원과 이를 수용할 지역 의대 신설에 대해서 비판적이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한동훈 대표는 협의체에는 제대로 참석도 하지 않더니 지난 26일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협의체가 ‘알리바이용 협의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진정성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한 보건의료단체 관계자는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 시도는 의미가 있었지만, 협의체는 출범 당시부터 한계가 명확했다”며 “의대 증원 규모에 대체로 합의하고 부수적인 문제들을 협의하는 자리였다면 논의가 진척될 수 있었겠지만, 이미 의·정 양측의 정원에 대한 입장이 명확한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크게 양보하기는 어려운 구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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