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 폐회를 이틀 앞두고 나온 4차 제안문에 ‘생산량 감축’을 뜻하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번 제안문은 사실상 폐회 전 마지막 초안이지만,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각국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 유지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9일 오후 4시쯤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INC 의장이 작성한 4차 제안문을 공개했다. 제안문 6조엔 1항엔 “당사국 총회는 제1차 회의에서 이 협약의 부속서로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세계적 목표를 채택한다”는 표현이 담겼다. 생산량 감축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앞선 3차 제안문에서는 ‘감축’이라는 표현을 적시하지 않았다. 대신 1차 폴리머 공급을 “관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출범한 ‘플라스틱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제연합(GCPS)’과 같이 생산량 감축을 반대하는 국가들의 반대를 고려해 중재안을 내놓은 것이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4차 제안문에서 생산량 감축을 위해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 주기에 걸쳐 조처를 해야 하며, 각 당사국은 생산, 수입 및 수출에 대한 통계 자료와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를 보고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1차 당사국 총회의에서 이행을 위한 보고 형식, 시기, 방법론 및 지침을 채택해야 한다고 4항에 적시했다. 감축 목표는 5년마다 업데이트된다는 조항도 적혔다.
다만 의장의 제안서가 최종 합의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제안문을 보면 앞선 내용은 ‘옵션 2’에 적시됐다. ‘옵션 1’엔 “조항 없음”이 적혔다. 만약 당사국들이 옵션 1을 선택한다면, 옵션 2에 적힌 의장의 제안은 모두 백지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사국들은 감축 표현이 없는 3차 제안문을 놓고도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부 국가들이 3차 제안문에 담긴 ‘관리’라는 표현이 감축과 다름없다고 반발하면서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지난 25일 3차 제안문을 협상의 시작점으로 삼자고 제안했지만 일부 국가들이 거절했고, 개회 후 7시간이 지나서야 협의에 성공했다.
이번에 공개된 4차 제안문은 사실상 INC5 협약문의 마지막 초안이다. 각국의 정부대표단은 이 제안문을 토대로 이날 오후 7시부터 본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30일까지 법률 문안 그룹이 논의 결과를 모두 종합 검토하고, 12월1일 본회의에서 협의안을 채택하게 된다.
제안문 공개 이후 그린피스는 성명을 내고 “의장의 새 제안문에 플라스틱 생산량 감소가 담겼다”면서 “최종 합의문에 이 문구를 유지하는 것이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 레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