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외감에 소통 욕구 늘어…부모님 인지기능 위해 잠시만 참아요
“한 시간은 기본이에요. 어찌나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신지. 끊을 듯 끊을 듯 통화를 이어가셔서 전화할 때마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정도예요.” 70대 어머니가 통화를 시작하면 도무지 중단을 하지 않으셔서 갖은 핑계로 통화를 끝내고는 그런 자신이 불효자가 된 것 같아 속상하다는 따님. 늙으면 왜, 통화가 길어질까?
당연한 현상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가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소외감에 감정적 소통의 욕구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더구나 청력과 인지기능이 저하돼 말을 알아듣고, 이해하고, 반응하는 속도가 늦어진 것도 한 요인이다. 시간이 많아진 것도 또 다른 이유라면 이유다. 딱히 쫓길 일이 없으니, 수다만큼 시간을 보내기 좋은 놀이(?)도 없지 않은가. 젊은 사람에게 긴 통화가 노인에게는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정서적 측면 말고도, 노인에게 전화 통화는 인지기능에도 긍정적이다. 직접 대화하거나 전화 또는 문자 메시지 등 타인과 소통하는 일을 꾸준히 경험한 노인들의 인지기능이 그렇지 못한 노인보다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보이스피싱만 아니라면, 어떤 내용의 통화라도 노인의 삶에는 긍정적인 셈이다.
인내와 경청이 노인들에게는 건강과 안정을 줄 수 있다. 공감과 배려는 서로를 행복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