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안성 등 피해 큰 일부 지역, 특별재난지역 지정 요구도
최고 적설량이 47㎝에 이르는 이례적인 폭설로 경기도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폭설로 인해 현재까지 경기도에서는 총 5명이 숨지고 2900여건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경기도에 따르면 11월 26일부터 30일까지 경기지역 평균 적설량은 26.4㎝다. 시군별 적설량을 보면 용인이 47.5㎝로 가장 많았고, 광주(43.7㎝), 군포(43.1㎝), 수원(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눈은 습기를 잔뜩 머금은 ‘습설’이었던 탓에 무게가 상당했고 이로 인한 피해도 컸다는 분석이다. 습설은 일반적인 눈보다 2배 가량 무겁다.
이번에 내린 눈으로 인해 경기도에서 숨진 인원은 5명이다.
지난 27일 양평군에서는 옥천면의 농가 내 천막형 차고에서 제설 중 붕괴가 일어나 1명이 사망했다. 같은날 평택시 도일동의 골프연습장에서 제설작업 중 상부 철제 그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화성시 매송면 비봉매송 도시고속화도로에서는 사고 현장의 교통을 통제 중이던 도로 운영사 직원이 눈길에 미끄러진 버스에 치어 사망했다.
28일에는 안성시 서운면의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에서는 눈 쌓인 캐노피가 붕괴해 이 밑을 지나던 70대 1명이 숨졌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의 단독주택에서는 집 앞의 눈을 치우던 60대가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났다.
구조물 피해는 2930건으로 나타났다. 각 시군의 집계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피해 유형별로 보면 캐노피·지붕이 116곳, 비닐하우스 1284동, 축산시설 584곳, 주택 156곳, 기타 시설물 479곳 등이다.
피해가 컸던 일부 지역에서는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 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번 폭설로 피해가 큰 읍·면·동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건의하고 피해를 신속하게 파악해 복구를 돕겠다”고 말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이번 폭설은 재정 및 행정적 대응 역량을 초과하는 대규모 재난으로 주민들의 생계와 지역경제에 전례 없는 타격을 입히고 있다”면서 “정부 측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안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현재 경기지역의 제설작업은 대부분 완료된 상태다. 다만 이면도로나 인도 부분에는 눈이 눌려 얼어붙은 ‘압설’이 있어 추가 제설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기도는 주말간 11개 시군에서 2639명의 인원이 투입돼 제설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파손된 교통신호등으로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고 보고 경찰 및 시군과 협조해 보수를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주말 동안에도 계속해서 후속 제설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신속한 제설과 일상 회복을 위해 제설 효과가 높은 낮시간 대에는 도민 여러분께서도 내집‧내점포앞 눈치우기 운동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