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세·청년 유출 인구 한풀 꺾여
혼인·출산율은 바닥 찍고 증가 조짐
“기업 유치 효과” “삶의 질 지표 향상” 평가
청년들이 빠져나가 인구는 줄고, 노인만 늘고 있는 부산에서 희망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청년 유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인구 감소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이 늘고 출생아 수는 9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구감소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1일 통계청과 부산시 자료를 종합하면 부산지역 청년인구(18~39세) 유출은 2018년을 정점을 찍은 뒤 점점 감소하고 있다. 청년 유출 수는 2014년 8891명에서 2018년 1만3485명까지 늘었다. 이후 유출인구는 2019년 1만1846명, 2021년 7262명으로 줄었고 2023년엔 5943명까지 감소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24년 9월 말 현재 부산의 청년인구는 80만2914명이다.
부산 전체 인구도 2017년을 정점으로 감소세가 꺾였다. 감소 인구는 2014년 1만5092명, 2018년 2만6759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매년 줄어 지난해에는 1만1432명이 감소하는데 그쳤다.
혼인과 출생아 수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2015년 혼인 건수는 1만8553건을 기록한 뒤 계속 줄어 지난해 1만303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7월 한 달간 988건을 기록해 1년 전보다 251건(34.1%) 증가했다. 2015년 2만6645명에서 지난해 1만2866명까지 급감했던 출생아 수도 증가세로 반전됐다. 지난 7월 한 달 출생아는 1124명으로 95명(9.2%)이 많았다. 이는 9년 4개월만의 최고치이다.
계속되는 인구유출로 한동안 ‘노인과 바다의 도시’라는 오명까지 붙었지만, 최근 확인된 통계수치들로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투자가 늘고 삶의 질이 향상된 것이 인구 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지난 2년간(2002년 7월~2024년 6월) 68개 기업이 8조4000억원의 투자를 부산시에 약속했다. 이는 2020년 22개사 2815억원 투자 유치 실적과 비교해 획기적인 수치이다.
부산의 고용지표는 역대급 기록을 달성 중이다.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제조업 분야 취업률이 9개월째 증가했다. 상용근로자는 9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이다. 고용률(15~64세)은 67.3%로 특광역시 중 서울, 인천에 이어 세 번째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 15세 이상 고용률은 58.3%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실업률은 1.9%로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았다.
삶의 질(만족도)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시민행복지수는 특광역시 중 1위, 청년 삶의 만족도 1위였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의 ‘2024 한국 아동의 삶의 질’ 조사에서는 전국 1위를, 고용노동부의 일·생활 균형(워라밸) 지수는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영국 EIU사의 ‘2024 살기 좋은 도시’ 조사에서는 아시아 6위를 차지했고, 영국 컨설팅업체 머서의 ‘삶의 질 도시’ 발표에서는 아시아 10위에 올랐다. 이밖에 최근 영국 컨설팅 전문회사 지옌그룹의 지능형 도시 평가에서는 세계 13위를 기록했다.
오성경 부산시 인구정책담당관은 “최근 2년간 역대 최고 수준의 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각종 삶의 질과 관련한 지표에서 부산이 최상위권에 자리하면서 젊은 층이 부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