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부산 협약’ 못 이뤄내나···마지막 날까지 진통

이홍근 기자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를  하루 앞둔 24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소속 회원 500여 명이 ‘END PLASTIC’ 문구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를 하루 앞둔 24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소속 회원 500여 명이 ‘END PLASTIC’ 문구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가 난항을 겪고 있다. 각국이 생산량 감축을 둘러싼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기한 내 최종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INC 의장은 1일 5차 제안문을 공개했다. 당초 당사국들은 전날까지 협약문을 만들어 법률 검토를 한 뒤, 이날 본회의를 열어 협약문을 공식 채택할 계획이었다.

공급량 감축 부문에 대해 산유국들과 다른 당사국들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자 발비디에소 의장이 폐막일에 새로운 중재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공개된 5차 제안문을 보면 발비디에소 의장은 각국의 입장을 괄호에 넣어 병기했다. 그는 협약의 핵심 쟁점인 ‘공급 또는 지속가능한 생산’ 조항 1항을 “당사국 총회는 1차 회의에서 [소비를 통한 플라스틱 오염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1차] 플라스틱 [폴리머]의 [소비 및] 생산 [소비] [및 사용]을 [줄이고]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한 [열망적] 세계적 목표를 [이 협약의 부속서로] 채택한다”로 정리해 제안했다.

각국 입장을 병렬식으로 나열한 것은 당사국들이 구체적인 문구에 합의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플라스틱의 원료인 1차 폴리머 생산량을 감축할지, 유지할지, 아니면 단순히 관리하는 수준에 그칠 것인지를 정하지 못해 일종의 선택지를 제안서에 늘어놓은 것이다.

의장이 지난 29일 공개한 4차 제안문엔 “당사국 총회는 제1차 회의에서 이 협약의 부속서로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세계적 목표를 채택한다”는 문구가 담겨 ‘감축’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백지에서 논의를 다시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4차 제안문과 마찬가지로 이번 제안문에서도 의장의 제안을 ‘옵션 2’로 분류해놨다. ‘옵션 1’은 “조항 없음”이 적혔다. 만약 당사국들이 옵션 1을 선택한다면 옵션 2에 적힌 의장의 제안은 모두 백지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오늘까지 최종 협의를 못 이룰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국제회의에서 기한이 하루 이틀 연장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INC-4도 기한을 하루 넘겨 마무리됐다. 환경부와 외교부가 협상 장소인 부산 벡스코를 3일까지 대관해놓은 터라 최대 이틀 더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린피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15개 시민사회단체들로 이뤄진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의 적극 참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플뿌리연대는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 회의의 개최국이자 우호국연합 소속국으로서 국제 사회로부터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으나, 생산감축을 포함한 주요 쟁점들에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강력한 생산감축 목표가 없는 협약은 실패한 협약이라는 점을 한국 정부에게 분명히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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