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진정성 없다” 탈퇴…의정 갈등 사태 해 넘기나

반기웅 기자    이혜인 기자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1일 국회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4차 회의를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1일 국회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4차 회의를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의료계의 여·야·의·정 협의체 탈퇴로 정부·여당·의료계의 대화는 20일여 만에 좌초됐다. 협의체에 참여했던 의료계 단체는 “정부·여당이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다”며 협의체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야당과 전공의 불참으로 사실상 ‘반쪽짜리’였던 협의체 활동마저 중단되면서 의정 갈등 사태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4차 회의를 마치고 “정부와 여당이 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금,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는 협의체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간 의료계는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서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넘기지 않는 방법, 정시 예비 합격자를 1배수로 제한하는 방법 등 4가지 안을 제안했다. 2026년도 정원은 유예하고 2027년 이후 증원 논의를 요구했다.

이 회장은 “의료계 제안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거부하면서 한 치도 물러나지 않는 일관된 입장에 절망했다”며 “지난주 회의 이후 마지막까지 정부의 성의 있는 태도 변화를 요청했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응답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은 이번 협의체 중단을 두고 “당분간 휴지기를 갖기로 했다”며 잠정 중단이라고 강조했지만 의료계는 대화 재개에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휴지기는 정부 여당 입장이고 저희는 그렇지 않다”며 “그렇지만 정부 여당 쪽에서 의대정원에 대한 확실한 태도 변화를 보여주면 그때 가서 다시 판단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탈퇴에는 여당의 의대 신설 추진도 영향을 미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6일 ‘경상북도 국립의과대학 신설촉구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국민의힘 차원에서 강력하게 지원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대부분 의사 단체는 의대 증원과 지역 의대 신설에 비판적이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한동훈 대표는 협의체에는 제대로 참석도 하지 않더니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협의체가 ‘알리바이용 협의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진정성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의협 비대위가 공개적으로 협의체 탈퇴를 요청한 것도 대화 중단을 부채질했다.

의료계의 여·야·의·정 협의체 불참으로 의정 갈등 사태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의협 비대위과 대화를 한다 해도 비대위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 전까지만 활동하기 때문에 협상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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