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경북 지역을 찾아 본격적인 외연 확장 행보에 나섰다. 1일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을 만난 이 대표는 이틀에 걸쳐 ‘안동→포항→대구’를 방문하며 대구·경북(TK) 민심을 훑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북 안동 경북도청을 찾아 이 지사와 면담했다. 이 지사가 “한강의 기적은 끝났고 낙동강·영산강의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고 하자 이 대표는 “맞는 말씀”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안동이 고향인 이 대표는 이 지사에게 “제 고향을 아주 잘 지켜주셔서 고맙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주셔서 고맙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지사가 TK 행정 통합을 언급하며 광주·전남 통합 필요성을 말하자 “부산·울산·경남도 해야되고 대구·경북도 해야되고 충청권도 해야된다”고 화답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 지사가 “감액 예산안만 하는 거 처음 봤다”고 하자 이 대표는 “쓸데없는 것만 잘라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지원 예산 증액 동의 요청에는 “APEC은 우리가 전적으로 공감해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증액이 필요하면 수정안을 내면 된다. (민주당과) 진지한 협상이 가능하면 길이 있을 것”이라고 협상 여지를 뒀다.
이 대표는 오후에는 포항 죽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시장에서 즉흥 연설을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힘 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 부축하고 손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에서 “원래 정치라고 하는 것이 서로 싸우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이재명을 죽이는 게 제일 편한 길이니 그렇게 가는 것도 자연 현상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일에는 대구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이달 첫 행보로 ‘안동·포항·대구’를 찾는 이유를 두고 “경북 지역이 민주당 취약 지역이고 지역위원장들이 많은 고생을 하고 계신 지역”이라며 “(이 대표) 고향이기도 하고, 이철우 지사가 이재명 대표 면담을 원했다는 점 등이 다 고려됐다”고 밝혔다.
위증교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한숨 돌린 이 대표는 연일 민생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보수 인사와 접촉을 늘리며 외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는 4일 상법 개정안 토론회를 주재하며 정책 이슈 부각에 나선다. 오는 8~9일에는 호남을 찾아 전통 지지 지역 민심을 살핀다. 전방위 행보를 통해 야권 차기 대권 주자로 입지를 굳히려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