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 어머니 e메일 공개
“학대 행위, 지적받아야 마땅”…인준 영향에 촉각
성범죄 의혹에 휩싸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사진)가 과거 자신의 어머니에게도 ‘여성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의 어머니 페넬러피는 2018년 4월 아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난 여자를 무시하고, 속이고, 동시에 여러 여자와 관계를 맺으면서 가지고 노는 남자를 혐오하는데, 네가 딱 그렇다”며 “어머니로서 가슴 아프고 부끄럽지만 이게 진실”이라고 했다.
해당 메일은 헤그세스의 두 번째 아내 서맨사가 이혼 소송을 제기한 무렵 보내졌다. 페넬러피는 서맨사가 “좋은 엄마이고 착한 사람”이라며 “너의 본성과 행실에 침묵하려 했지만 네가 저지른 행동을 보고 있자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아들을 질책했다. 이어 “네가 수년에 걸쳐 여성들에게 저지른 학대 행위는 지적받아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취재가 시작되자 페넬러피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쓴 것”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또 헤그세스에게 별도의 메일을 보내 사과도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메일은 향후 인준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메일이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헤그세스의 성범죄 의혹 등을 캐묻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4명만 반대해도 헤그세스 임명은 무산될 수 있다”며 “아직 공개적으로 그의 인준을 반대한 사람은 없지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는 비판적인 시각이 퍼져 있다”고 전했다.
헤그세스는 국방장관에 지명된 직후부터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그를 국방장관에 앉히자 ‘즉흥적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고, 자질 논란도 불거졌다. 지명 후에는 2017년 성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헤그세스는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신고한 여성에게 사건을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줬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 측은 헤그세스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