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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보호, 합병·분할시로 한정한 정부 자본시장법 개정안 나왔다

입력 2024.12.02 11:30

수정 2024.12.0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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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상법 개정 대신 ‘주주 보호 의무’ 정부안

계열사간 합병 때도 가액 산정기준 전면 폐지

합병 효과 의견서·외부평가기관 평가·공시해야

전문가 “핀셋 규제는 소액주주 보호에 역부족”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합병·분할시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이번주 국회에 제출한다. 계열사간 합병시에도 합병가액 산정 기준을 자율화하고, 합병 관련 공시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는다. 이사회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 대신 정부가 소액주주 보호 방안으로 내놓은 대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핀셋’ 규제는 대주주와 일반주주 간 다양한 이해충돌 사안을 예방하고 소액주주를 보호하긴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일 이런 내용의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방향’을 발표했다.

개정 방향에 따르면 상장법인이 합병, 분할, 중요한 영업·자산의 양수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등 자본시장법 165조의 4에 규정된 4가지 행위를 하는 경우 이사회가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된다.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일반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보다 수위가 낮은 ‘노력’으로 하자는 것이다.

우선 비계열사 간 합병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 합병 등에 대해서도 가액 산정이 자율화되며, 외부 평가기관에 의한 평가·공시가 의무화된다. 합병 가액이 기업의 실질 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일률적인 산식이 아닌 주식가격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 공정가액으로 결정하도록 규정하되, 모든 합병 등의 가액 결정에 있어 객관성·중립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근 두산밥캣과 로보틱스 합병 건에서 불거졌던 주주가치 훼손 논란을 의식한 조치다. 두산그룹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명시된 ‘기준시가’에 근거해 합병가액을 정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두산밥캣 일반주주들은 주가로만 합병가액을 정하도록 한 경직적인 기준 탓에 주식가치가 훼손됐다고 반발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시가총액은 합병 추진시 비슷했지만 자산과 영업실적을 보면 밥캣이 크게 앞선다.

정부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주요 내용

정부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주요 내용

금융위는 합병 과정의 투명성, 중립성을 높이기 위해 공시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장법인 합병시 합병 목적,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공시해야 한다. 또 원칙적으로 모든 합병은 외부기관에 의한 평가·공시를 의무화한다.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에 대해서도 규제가 생긴다. 모기업이 돈 되는 핵심 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만들고(물적분할), 그 자회사를 새로 상장하는(쪼개기 상장) 방식은 소액투자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대표적 이해충돌 사안이었다.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후 상장이 대표적 예다.

이에 정부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할 때, 모회사 일반주주(대주주 제외)에게 공모신주의 20%를 우선배정 할 수 있도록 했다. 모회사 일반주주도 물적분할 후 상장된 유망 사업부문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거래소가 일반주주 보호 노력을 심사하는 기간도 기존의 5년에서 무제한으로 늘리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자본시장에서 일반주주 보호가 미흡했다는 사례들은 대부분 재무적 거래”라며 “이번 개정이 그런 부분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합병·분할에만 집중된 자본시장법 개정 방향은 대주주가 일반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수많은 사안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 우려한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계열사간 합병, 물적분할 후 재상장 등 최근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서만 원래 논의되던 내용으로 개정하겠다는 땜질식 처방”이라며 “시장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임팩트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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