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5% 늘어난 ‘쉬는 청년’ 이유 살펴보니···눈높이 안 맞고, 경기 악화 영향

임지선 기자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연합뉴스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연합뉴스

일을 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층(25~34세)이 최근 1년 사이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는 구조적 요인과 고용 상황 자체가 나빠진 경기 요인이 모두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일 내놓은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를 보면,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분기 33만6000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000명으로 1년만에 25.4% 증가했다. 다른 연령층의 쉬었음 인구는 큰 등락을 보이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청년층 쉬었음 인구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3분기 29.5%까지 상승했다. 쉬었음을 택하는 이유를 자의와 타의로 나눴을 때 ‘자발적 사유’의 기여율은 28.2%, ‘비자발적 쉬었음’은 71.8%였다.

특히 최근 늘어난 쉬었음은 대부분 취업경험이 있는 청년층에서 나타났다. 올해 초만 해도 취업 경험이 있는 쉬었음 청년은 28만명이었으나 9월 4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노동시장에 아예 진입하지 않는 게 아니라 취업시장에 발을 내디딘 이후 더 구직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이탈한 사례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1년새 25% 늘어난 ‘쉬는 청년’ 이유 살펴보니···눈높이 안 맞고, 경기 악화 영향

한은은 쉬었음 청년이 늘어난 배경으로 자발적 사유는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비자발적 사유는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특히 청년들이 다른 연령대보다 교육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년층 고용의 질이 팬데믹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자 아예 쉬는 비중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은 분석 결과,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하향 취업’이 21%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하향 취업’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9년 2분기(21.7%) 이후 하락했으나 올해 3분기 21.1%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비자발적 요인에 의한 쉬었음 청년층은 ‘일자리 미스매치’라는 구조적 요인보다 경기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중소기업 300인 미만, 대면서비스업 등 상대적으로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들어 가파르게 증가한 비자발적 쉬었음 청년층은 최근 청년층 고용 상황이 악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길어지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교육을 받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니트(NEET)족’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지 1년 이내인 청년층의 경우 근로희망 비율이 90% 수준이나, 1년이 지나면 50% 내외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민 한은 과장은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일자리를 희망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실제 취업률도 낮아진다”며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oday`s HOT
카스타익에서 일어난 화재, 소방관들이 출동하다. 프랑스 에너지 강화 원동력,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미국의 폭설로 생겨난 이색 놀이 인도네시아의 뎅기 바이러스로 인한 소독 현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인도네시아의 설날을 준비하는 이색적인 모습
베를린 국제 영화제 위한 곰 트로피 제작 휴전 이후의 가자지구 상황
세계 지도자 평화와 화합 콘서트의 홍타오 박사 타이둥현 군 기지를 시찰하는 라이칭 테 대만 총통 각 나라 겨울의 눈보라 치고 안개 덮인 거리 다수의 사망자 발생, 터키의 한 호텔에서 일어난 화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