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때문에’ 사과 주 생산지, 어떻게 바뀌었나

안광호 기자
사과 다축 재배가 진행 중인 사과밭. 충남도 제공

사과 다축 재배가 진행 중인 사과밭. 충남도 제공

기후변화 영향으로 사과 주 생산지가 북상하면서 강원도 내 사과 재배면적이 최근 10여년간 약 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사과 생산지인 경북지역의 사과 재배 농가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일 농협중앙회가 발간한 ‘사과 주산지와 품종 변화 분석’ 보고서를 보면, 강원도 내 사과 재배면적은 2010년 216ha(헥타르·1㏊는 1만㎡)에서 지난해 1679ha로 677% 증가했다.

반면 기존의 주요 산지인 경북지역의 사과 재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농가 수는 2010년 2만3198호에서 지난해 1만8164호로 22% 줄었다.

다만 경북은 여전히 국내 최대 사과 산지로, 사과 생산량(지난해 기준 약 24만5000t)과 농가 수, 재배면적(2만46ha)에서 모두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농협 기준으로 사과 출하량을 보면, 경북 영주·청송·안동·봉화, 경남 거창 등 5개 지역의 출하량이 국내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사과 품종의 변화도 눈에 띈다. 품종별로 보면 후지, 미얀마, 홍로, 아오리(쓰가루), 미시마 등 5개 품종이 지난해 농협 출하량과 도매시장 거래량에서 각각 93%, 92%를 차지했다. 이 중 전통 품종인 후지의 점유율은 감소세지만, 후지의 개량 품종인 미얀마 거래는 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만생종(10월 하순 이후 출하)인 미얀마는 후지의 우성인자만 고루 담고 있는 품종으로, 당도가 높고 육질이 치밀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며 “미얀마의 시장 점유율 상승이 기후변화 영향 때문인지는 추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란색의 중생종 사과인 시나노골드 등 기존 5대 품종 안에 들지는 않지만 기후 변화와 농업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롭게 주목받는 신품종 거래량도 늘고 있다고 농협중앙회는 설명했다.

농협중앙회와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사과는 연평균 기온 8~11도(생육기 평균기온 15~18도)의 서늘한 기온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 과일 재배 농가의 16.8%를 차지하고 재배면적도 가장 넓은 작목이다.

1981년부터 2010년 사이엔 전국 어디에서나 사과를 재배했지만, 2030년대에는 강원과 충북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인 아열대 기후화로 인해 2070년대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사과 재배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도 정선, 양구, 홍천, 영월, 평창 등 강원 5대 사과 산지 재배면적을 지난해 931㏊에서 2030년 2000㏊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사과 생산지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사과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품종 개발과 작물 전환 등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Today`s HOT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 날 열린 승리 집회 1월이 가장 더운 파라과이, 개울에서 더위 식히는 사람들 주현절을 맞이한 리투아니아의 풍경 애들레이드 사이클링에 참가한 선수들과 우승한 다니엘 헨겔드
아르헨티나까지 이어진 겨울 산불 프랑스의 해안선 후퇴를 막는 산림청과 어린이들의 노력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 기념과 희생자 추모식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상하이 EH216-S 헬리콥터
이란-타지키스탄 공화국 대통령의 만남 카불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휴정 기념회 100주년 파트너십 맺은 영국-우크라이나의 회담 고베 대지진 30주년 된 일본, 희생자들을 기억하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