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흉물…” 제주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정상화 속도내나

11월말 긱준 토지추가보상 70% 넘어서

새그림 위한 개발사업 기본계획 용역도 추진

2026년 용역 완료 후 새 개발사업 실시

2015년 사업이 중단된 후 10년째 흉물로 방치된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건물들. 박미라 기자

10년째 흉물로 방치 중인 제주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의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은 대규모 외자투자유치 사업으로 주목받았으나 각종 소송으로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좌초해 현재까지 멈춰선 상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는 지난해 10월부터 주민들과 토지추가 보상을 위한 협의를 진행한 결과 추가보상금 집행 실적이 올해 목표인 70%를 넘어섰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추가보상 협의를 합의한 토지주는 전체 480명 중 295명이다. 추가보상금 755억원 중 약 532억원(70.5%)가 집행됐다. JDC는 이로써 추가보상 대상 면적의 42만8177㎡ 중 63.7%의 소유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JDC는 기존 사업이 좌초된 만큼 해당 사업 부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도 지난 8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사업 방식을 기존 유원지 대신 도시개발사업으로 전환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도입시설과 토지이용계획을 새롭게 짜고, 공정률 65%에서 중단된 건축물 147개동에 대한 활용방안도 모색한다. 이 용역은 2026년 초 완료될 예정이다.

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은 2005~2017년 2조5000억원을 투입해 서귀포시 예래동 74만4205㎡에 휴양콘도미니엄과 호텔, 의료·상가·문화시설 등을 짓기로 한 대규모 외자투자유치 사업이다.

투자자는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다. 2008년 버자야그룹과 JDC가 합작법인인 버자야제주리조트를 만들고, 2013년 9월 착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147세대의 콘도와 상가를 짓는 1단계 사업 과정에서 각종 소송이 진행되면서 2015년 3월 사업은 중단됐다.

대법원은 토지 강제 수용에 반발한 일부 토지주들이 제기한 토지수용 재결처분 취소 소송에서 토지주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공공성을 지닌 유원지에 개념과 목적이 다른 휴양형 주거단단지를 인가한 것은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이후 이어진 사업 인허가 무효, 토지반환소송 등 각종 소송에서도 토지주가 승소하면서 사업은 완전히 좌초됐다.

투자자인 버자야측 역시 사업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JDC는 2020년 8월 1250억원 배상금을 주는 것으로 합의하고, 시설과 사업권을 넘겨 받았다. JDC는 기존 토지 수용이 무효로 판결난 만큼 토지주로부터 추가 금액을 지불하면서 다시 토지 소유권을 확보 중이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 정상화의 최대 난제였던 토지분쟁 해소를 위해 기꺼이 추가 보상에 응해주신 토지주 등에게 감사드린다”면서 “휴양형주거단지를 세계적 수준의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