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악재’까지 맞닥뜨린 글로벌 자동차 업계, 끝이 안 보인다

권재현 기자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저팬모빌리티쇼 행사장에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U8’이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저팬모빌리티쇼 행사장에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U8’이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위기가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가성비’와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 주도의 빠른 전동화, 밀어내기 수출을 통한 중국의 세계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촉발된 통상환경 악화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푸조, 피아트, 지프, 크라이슬러 등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4위 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가 임기 도중 전격 사임했다고 AP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바레스의 당초 임기는 2026년 초까지였지만 경영 악화에 따른 거취 압박이 이어지자 만료 전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실적 부진과 주요 수익원인 북미 시장의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본 3대 완성차 업체 닛산도 기업 신용도가 하락하고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스티븐 마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최근 사임하는 등 고충을 겪고 있다.

마 CFO의 사임은 지난달 발표된 구조조정안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우치다 마코토CEO는 결산설명회에서 실적 부진에 따라 9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닛산 직원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닛산은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를 3000억엔(약 2조8000억원) 줄일 계획이다. 회사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미쓰비시자동차 주식 10%도 매각한다.

독일 최대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의 노동자들은 임금삭감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독일 전역에서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경고 파업은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노조가 수시간 동안 벌이는 단기간의 쟁의행위로, 본격적인 장기 파업을 앞두고 있다는 뜻이다.

산별노조 IG메탈(금속산업노조)의 수석협상가 토르스텐 그뢰거는 성명에서 “대치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강력하게 이어질지는 사측에 달렸다”며 “필요하다면 이번 파업은 폭스바겐 역사상 가장 힘든 단체교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측과 IG메탈의 단체교섭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2018년 이후 폭스바겐 독일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첫 대규모 파업이 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처럼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위상이 흔들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최대 자동차 소비 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와 토종 전기차 업체들의 급부상이 꼽힌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너무 의존했다가 중국 업체들이 전동화를 무기로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키우며 치고올라오자 쉽사리 발을 빼지도 못한 채 끌려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미국에선 다음달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수입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업계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

이 원장은 “중국 시장에서 이미 일찌감치 발을 뺀 현대자동차나 하이브리드 기술력으로 수익을 내며 본격적인 전동화의 시간을 벌고 있는 도요타라고 해서 이런 격랑 속에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까지 가세해 앞으로 열릴 ‘대경쟁’ 시대에 대비해 국내의 경우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부품 산업을 포함한 자동차 생태계 전반의 활로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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