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 후 관심
봉개동 기념관 관람객 급증
‘4·3과 문학’ 행사도 다양
지난달 29일 찾은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기념관. 외관은 ‘4·3의 역사를 담았다’는 의미에서 그릇 형태를 본떴다. 내부에는 4·3의 발발과 전개, 진상규명 운동 등을 담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특별전시실 등이 마련됐다.
평일인데도 기념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연인, 친구,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상설전시실에서 만난 연모씨(30)는 “정리가 잘돼 있어서 4·3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다음에는 여유를 갖고 와서 해설사의 전시 해설도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주4·3평화기념관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4·3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진 결과다.
2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3만343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2만275명)과 비교해 65% 증가했다.
관람객 증가 추세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뚜렷하다. 한강 작가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4·3을 다뤄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수상 전인 지난 9월 방문객은 전년 대비 3.4% 증가에 그쳤다. 수상이 확정된 10월에는 방문객이 10% 늘더니, 11월에는 65%까지 증가했다.
조정희 제주4·3평화재단 공원관리팀장은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기점으로 관람객 증가세가 뚜렷하다”면서 “제주4·3평화기념관 기념품숍에서 판매 중인 4·3 도서와 <작별하지 않는다>의 매출도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한강 작가의 작품을 주제로 한 행사와 콘텐츠 개발 등을 고려 중이다.
4·3에 대한 관심이 한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다양한 관련 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11월26일부터 12월19일까지 ‘문학을 통해 4·3을 마주하고 기억하기’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작품세계 이해하기’ ‘필사와 드로잉 수업’ 등 프로그램을 9회에 걸쳐 진행한다.
제주작가회의와 제주문학관은 최근 소설 속 배경지를 돌아보는 ‘한강의 4·3길 문학기행’을 진행했다. 제주지역 13개 공공 도서관은 한강 작가의 출간 도서를 한자리에 모아 특별전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