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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아파트’, 노동자 ‘총파업’

“아파트 아파트 우, 우후우후”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부른 ‘아파트’가 화제다. 로제가 좋아하는 ‘아파트 술게임’에 착안해 만든 노래라고 한다. 술게임 아파트는 유쾌하지만 현실의 아파트게임은 잔인하다. 서울 한복판에 우뚝 솟은 거대한 아파트단지에 입주하거나 청약에 당첨되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점이 됐다. 그러나 아파트게임에는 승자보다 패자가 많다.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가구소득 중위 값은 7812만원,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원이다. 연봉 8000만원을 버는 고소득자도 서울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1년을 모아야 한다. 게임의 패자들은 출입문이 다른 임대아파트 동이나 거대한 아파트 그늘 아래에 산다.

로제의 아파트 노래를 패러디하는 영상물도 쏟아진다. 그중엔 학교에서 일하는 교육공무직 노동자의 패러디 영상도 있다. 어색하고 뻣뻣한 몸동작뿐만 아니라 노래가사도 로제의 아파트와는 전혀 다르다. “총파업 총파업, 우, 우후우후”

아파트와 임대아파트처럼 학교에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있다. 학교비정규직은 영양사와 사서 등 1유형과 조리사 교무실무사 등 2유형으로 나뉘는데 2유형의 기본급이 198만원 정도에 불과해 최저임금보다 낮다. 2025년 월 최저임금 209만6270원에 맞추려면 월 11만원 정도 인상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여성노조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7개 시도교육청과 임금교섭을 벌였다. 그러나 교육청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본급 6만6000원 인상과 근속수당 1000원 인상을 협상안으로 내밀었다. 협상이 아니라 조롱이다.

‘교육공무직에게 쓸 예산이 없다’고 말하는 국가가 부자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다. 정치인들은 공시가 12억원 이상 아파트 소유자만 내는 종부세를 폐지하는 것과 5000만원 이상 돈을 번 금융투자자들의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을 서민정책, 코인투자를 청년의 희망이라고 부른다. 종부세는 윤석열 정부의 화끈한 부자감세로 2022년에 비해 무려 5조원이 줄었다. 국가가 투기적인 자산소득은 우대하고 노동의 가치는 폄하하면서 노동은 무너지고 자산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참다못한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은 교육청 앞에 천막을 치고 12월6일 총파업을 선언했다. 고급아파트에 들어가는 꿈이 아닌 모든 노동자가 함께 살고자 하는 꿈을 담은 소중한 천막이다. 최저임금을 받기 위해 총파업까지 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언론은 ‘급식대란’ 딱지를 붙이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엄정대응만을 외친다. 무책임하고 무능한 국가와 정치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로제는 20대 시절 새벽 5시까지 자신을 향한 악플을 찾아봤다고 한다. 이때의 슬픈 마음을 ‘넘버 원 걸’이라는 노래로 만들었다. 자기 존재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갈구하는 노랫말이다. 노동자들도 일을 하거나 투쟁을 할 때 많은 비난과 악플을 받는다. 노동조합으로 뭉친 노동자들은 개인이 아니라 노동자 전체에 대한 존중과 연대를 갈구하는 노래를 쓰고 외친다. 로제의 아파트뿐만 아니라 노동자가 부르는 ‘총파업’의 노래도 함께 불러주시길 부탁드린다.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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