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내국인 구인난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00인 미만 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 활용 현황 및 정책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고용 이유를 묻는 말에 절반에 가까운 48.2%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라고 답했다. 이어 ‘내국인 구인 어려움’(34.5%), ‘2년 초과 고용 가능’(6.8%), ‘낮은 이직률’(6.5%) 등의 순으로 답이 나왔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92.7%가 ‘내국인 구인 어려움’이라고 답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지난해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꼽은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외국인 근로자 활용 시 제도적 애로 사항(복수 응답)으로는 54.5%가 ‘사업장별 고용허용 인원 제한’이라고 답변했다. ‘짧은 체류 허용 기간’이라는 응답도 41.3%나 됐다.
내년 외국인 근로자(E-9) 도입 규모를 묻자 89.3%는 ‘올해 수준(16만5000명)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8.3%는 ‘도입 규모 상한(쿼터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E-9) 도입 규모는 2020년 5만6000명, 2021년 5만2000명, 2022년 6만9000명, 지난해 12만명, 올해 16만5000명으로 커지고 있다.
또 조사 대상 기업의 27.8%는 ‘현재 충분한 수준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사유로는 ‘사업장별 고용허용 인원 제한’이 40.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경총은 “전체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 외에도 사업장별 허용 인원 제한이나 직종 제한 등의 규제가 기업의 원활한 외국인력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외국인 가사 근로자를 도입해 가정에 알선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53.2%가 ‘저출생 대응이나 일·가정 양립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