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는 북한군 위협 부각하고, 러시아는 휴전안에 딴지 걸고

박은경 기자

젤렌스키, ‘유럽 1등’ 독일 지원의 중요성 강조

미국, 대인지뢰 및 스팅어 미사일 등 추가 지원 공개

라브로프 러 장관, 서방의 휴전 논의 비판 발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전사자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전사자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북·러 군사 위협을 내세워 서방에 거듭 지원을 호소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서방이 제안한 휴전안을 ‘우크라이나 재무장 수단’으로 간주하고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2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2시간 30분가량 회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이 유럽에서 우크라이나를 가장 많이 지원하는 국가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독일이 앞으로 지원 규모를 줄이지 않는 것이 우크라이나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또 방공 시스템 분야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러시아의 집중적 미사일 공격으로 방공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우리는 특별 보호시설 20곳 정도를 어떻게 공습으로부터 보호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숄츠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2년 반 만이며, 이번 방문은 예고 없이 이뤄졌다. 숄츠 총리는 회담 과정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달 중 인도될 6억5000만유로(약 1조원) 상당의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추가 지원 계획을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비지속성 대인지뢰, 스팅어 미사일, 무인기 관련 대공방어 시스템용 탄약,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탄약 등 7억2500만달러(약 1조원) 상당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9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표한 79억달러(약 11조원) 규모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의 일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밀착 위험을 부각하면서 서방의 추가 무기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안드리 체르니악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 대변인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지금까지 북한에서 지원받은 미사일 대략 60기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체르니악 대변인은 러시아는 북한에서 막대한 양의 탄약을 받고 있으며, 이는 수백만 개 분량에 달할 정도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러·우 전쟁을 끝내겠다고 언급하며 휴전 논의가 제기되고 있지만, 러시아와 서방 간의 견해차가 커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가 재무장할 시간을 벌려는 의도로 휴전 카드를 꺼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페테르 시야트로 헝가리 외교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숨통을 틔워주고 현대식 장거리 무기로 재무장할 기회를 주기 위한 수단으로 휴전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며 “이것은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 러시아군 철수, 기존 국경 회복 등을 담은 ‘젤렌스키 공식’에 따라 러시아를 배제한 채 논의가 이뤄져 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방에서는 전쟁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종결될 경우, 심각한 후폭풍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무리할 경우 북한과 중국, 이란의 위협 증가라는 파문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뤼터 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협상이 타결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지도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란 지도자가 하이파이브를 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 대해서도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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