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선 위 빛나는 색···한·중 수묵채색화

이영경 기자

묵선 위 빛나는 색···한·중 수묵채색화

쉬베이훙〈전마(戰馬)〉(왼쪽),  치바이스〈연꽃과 원앙(荷花鴛鴦).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쉬베이훙〈전마(戰馬)〉(왼쪽), 치바이스〈연꽃과 원앙(荷花鴛鴦).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과 중국 국립미술관인 중국미술관이 양국의 수묵채색화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전시를 마련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는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는 한국작가 69명의 작품 74점과 중국작가 76명의 작품 74점을 모은 전시다. 각각 현대 한국화와 중국화를 보여주며 유사한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지만 서로 다른 역사적 맥락에서 다르게 발전해 온 수묵채색화의 면모를 살필 수 있다.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중국 근대 회화가 눈에 띈다. 특히 우리나라 국가유산청에 해당하는 중국 국가문물국이 지정한 1~3급 문물(文物·국가유산) 32점이 포함돼 있다. 우창숴(吳昌碩)의 ‘구슬 빛’(珠光.1920)과 쉬베이훙(徐悲鴻)의 ‘전마’(戰馬.1942), 치바이스(齊白石)의 ‘연꽃과 원앙’(荷花鴛鴦.1955), 우쭤런(吳作人)의 ‘고비사막 길’(戈壁行.1978) 등이다.

우창숴는 서예와 전각, 회화 모두에 능했던 화가로, 왜색 화풍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한국화를 추구하던 한국 작가들이 참조했던 작가이기도 하다. 쉬베이훙은 프랑스에 유학했던 첫 중국 화가이자 20세기 중국 미술 교육에서 큰 공로를 세웠다. 전시작 ‘전마’는 간단한 필묵선 몇 개만으로 달리는 말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2017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인전이 열렸던 치바이스는 장다첸(張大千)과 함께 ‘남쪽의 장다첸, 북쪽의 치바이스’(南張北齊)로 불렸던 화가다. ‘연꽃과 원앙’ 속 연잎은 먹으로 그려졌지만 연꽃은 붉은색을 사용해 중국의 사회주의 미술에서 강조하는 붉은 색을 수묵화에 담았다. 한국화는 안중식의 ‘백약춘효’를 비롯해 석철주, 김선두, 유근택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에서 총 32점의 중국 문물이 전시된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며 “비슷한 시기의 한국과 중국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어떻게 다른 미감과 정서가 드러나는지 비교·감상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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