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가스 중 수분 6%뿐
연구진 “애초 형성 안 돼”
태양계 2번째 행성인 금성에서는 한 번도 바다가 형성된 적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계에서는 지금은 금성 온도가 납을 녹일 정도로 뜨겁지만, 형성 초기인 수십억년 전에는 바다가 존재했다는 견해가 나오는데, 이를 반박하는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2일(현지시간) 금성 대기에 대한 정밀 조사 결과, 금성은 처음 생성된 46억년 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바다를 품어본 적 없는 행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실렸다.
금성 표면 온도는 현재 463도다. 납 녹는점(327도)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뜨겁다. 두꺼운 이산화탄소 대기가 만든 온실효과 때문이다. 당연히 액체 상태 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지금과 달리 과거에는 금성에 바다가 있었는지 살피기로 했다. 장기간 안정화된 상태를 유지 중인 금성 대기의 성분을 분석 기기로 들여다봤다. 특히 수분을 집중 관찰했다. 대기에 녹아 있는 수분이 응축돼 다량으로 낙하하면 바다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관찰 결과, 금성 대기에 유입되는 주요 기체인 화산 가스 내 수분 비율이 최대 6%를 넘지 않았다. 지구의 화산 가스에서 수분 비율은 60~90%에 이른다. 이 같은 높은 수분 비율은 지구에서 바다가 출렁이게 된 주요인이 됐다. 금성 화산 가스에서 발견되는 낮은 수분 비율(6%)로는 바다가 애초 만들어질 수 없다는 뜻이다.
금성은 지구와 비교할 때 반지름 95%, 질량 81%, 태양과의 거리는 72%로 형제처럼 비슷한 조건을 가졌다. 그런데도 지구와 달리 생명의 근원인 바다가 생긴 적 없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연구진은 “은하계에서 생명체 탐색을 할 때, 금성 수준을 넘을 만큼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행성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