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국회 비상계엄 해제···윤 대통령 버티나?

국회가 4일 비상계엄 해제를 결의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계엄을 해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윤 대통령이 법을 준수해 국회 결정을 수용할 지 여부에 따라 정국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여당 내에서도 윤 대통령 비상계엄에 대한 반발과 함께 탄핵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라, 윤 대통령 리더십이 완전히 붕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대통령실 제공

국회는 이날 오전 1시쯤 비상 계엄령에 대한 해제 결의안을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계엄 해제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11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라 국회 결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엄 선포는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 의결을 거부할 수 있느냐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

대통령실은 국회 의결 이후 수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정국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계엄을 유지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먼저 여당 내에서도 비토가 나오는 상황이 부담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친한동훈(친한)계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에서 해제에 동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계엄 선포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계엄 해제를 애초에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지 자체가 의문”이라며 “다음은 탄핵 수순인데, 막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용산 내부 반발도 예상된다. 전날 비상계엄 선포는 일부 극소수의 참모들만 공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의 수석들만 전날 퇴근 이후 다시 용산으로 돌아가 계엄 선포 내용을 전달받았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및 방송 준비를 위한 일부 실무 비서관만 해당 내용을 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적인 버티기 상황에서 참모들의 반발이 나올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용산 참모들 대다수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앞으로 상황에선 정상적인 용산의 참모들은 강하게 반대할 것이다. 그 반대를 윤 대통령이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군경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도 사실상 윤 대통령을 반대하는 입장을 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한국 정치분쟁이 법에 입각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