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인사청문회에서 “우리 군이 따르겠나”
신원식 안보실장 “그런 명령 내릴 리 없다”
정혜전 대변인 “우리 머릿속에 계엄 없다”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그간 계엄 준비 의혹을 부인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특히 이번 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과거 계엄을 건의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겉으론 “계엄은 불가능하다”면서 실제론 비밀리에 계엄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김 장관과 윤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계엄을 선포한 것인지는 향후 비상계엄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밝혀야 할 핵심 이슈다.
김 장관은 후보자 시절인 지난 9월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이 된 다음에 계엄 발동을 건의할 생각은 없나’라는 질의에 “없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당시 “대한민국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 그러면 어떤 국민이 과연 용납하겠나”라며 “우리 군도 따르겠나. 저는 솔직히 안 따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엄 문제는 지금 시대적으로 좀 안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너무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왜 계엄 얘기가 계속 나온다고 생각하나’는 질의에는 “솔직히 저도 그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10월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계엄 의혹 추궁에 “계엄은 요건이 전시·사변 또는 그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고 딱 정해져 있다”라며 “이런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발령되고 나면 국회에서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보장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다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엄, 계엄 하시는 것에 대해서 이해가 잘 안 간다”고도 했다.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월5일 국방부 장관을 겸직할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민국 국군이 지금 어느 시대인데 누가 그런 명령을 내릴 데도 없고, 내릴 리도 없고 내리더라도 이제는 움직이지 않는다”라며 “(계엄 의혹 제기를) 더 이상 하면 국군 장병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그러니까 국군 장병들의 진정성을 좀 믿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9월2일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을 향해 “괴담을 확산 반복하고 있다”라며 “민주당 의원들의 머릿속에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바로 전날에 “계엄령은 설사 내리더라도 국회 구조를 보면 해제가 가능하다”라며 “그러면 엄청난 비난과 역풍이 뻔한데 왜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