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계엄은 괴담”이라던 조선일보도 “도 넘어”···신문들 일제히 비판

조해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관련 내용이 적힌 호외를 가져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관련 내용이 적힌 호외를 가져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을 두고 진보 성향 언론은 물론 보수 성향 언론도 일제히 비판했다.

4일 거의 모든 조간신문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사설을 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반헌법적인 계엄 선포는 국민에 대한 반역”이라며 “국정 운영 위기에 처한 윤 대통령이 자신과 국정농단 의혹에 휩싸인 김건희 여사를 지키려는 목적 외에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갖춰야할 최소한의 판단력과 이성을 상실했다”며 “나라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수십 년을 가꿔온 민주주의를 일거에 퇴행시키는 행위”라며 “철 지난 색깔론에 근거한 비상계엄에 공감할 국민은 없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대통령의 정상적인 권한을 벗어난 일”이라며 “국민의 주권을 마음대로 통제하던 군사정권 시대의 강압 통치와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보수 성향 신문도 일제히 비판 사설을 실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이에(민주당의 고위공직자 탄핵안 발의 등) 대해 문제의식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합당한 선이 있다”며 “민주당이 폭주한다고 해서 윤 대통령이 심야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도를 심각하게 넘은 조치”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 사설에서 당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계엄 준비 의혹을 비판하며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괴담”이라며 “지금 세상에서 정부가 계엄령을 발동하면 군에서 이에 따를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쓴 적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 <‘계엄 준비설’ 제기…김민석이 맞았다>라는 기사에서 “계엄령 주장은 지금까지 괴담으로 치부됐었지만, 3일 현실이 됐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1980년 전두환 정권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지 군 병력을 동원한 계엄 선포로 맞선다면 독재정권과 다를 게 뭔가”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과거 군사정권의 비정상적 헌정질서 파괴를 연상시킬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괴물’로 규정했지만 그런 낡은 인식이야말로 시대적 괴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언론사들은 일제히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했다. 경향신문과 광주일보, 서울신문, 한겨레 등은 호외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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