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시청서 각계 대표와 ‘비상계엄 무효’ 회의…강기정 광주시장 “책임의 시간”

강현석 기자

김영록 전남도지사 “군사정권 시절로 후퇴”
5·18 경험한 광주·전남 단체장들 대응 눈길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구청장들이 4일 새벽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한 뒤 시장 집무실에서 방송을 시청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택 동구청장, 김병내 남구청장, 이상갑 부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김이강 서구청장, 박병규 광산구청장. 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구청장들이 4일 새벽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한 뒤 시장 집무실에서 방송을 시청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택 동구청장, 김병내 남구청장, 이상갑 부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김이강 서구청장, 박병규 광산구청장. 광주광역시 제공

광주광역시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시청에서 각계 대표들과 함께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지방 정부가 나서 시민들과 함께 ‘비상계엄 조치가 위법하다’고 선언하고 해제를 요구한 것이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30분쯤 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5개 자치구 구청장, 시의원, 시민·사회단체,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대학 총장, 종교계 등 각계 대표 30여명이 참석했다.

지방정부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청사에서 지역 사회와 대책을 논의한 것이다.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가 간부 공무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한 것과도 비교된다.

이 자리에서는 비상계엄 선포가 반 헌법적 조치라는 입장이 정리됐다. 국회는 이날 오전 1시10분 재석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1시15분 입장문을 통해 3가지 사항을 발표했다. 첫째 ‘우리는 반헌법적 비상계엄은 무효임을 선언하며, 국회의 의결에 따라 즉각 해제하라’, 둘째 ‘군경은 국민의 편에서 시민들을 보호하라’, 셋째 ‘공직자들은 시민들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한다’ 였다.

연석회의는 “자랑스러운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는 1980년 학살자들을 응징하고 독재를 막아 민주주의를 활짝 꽃피웠습니다”면서 “일순간 무너져버린 민주주의의 탑을 다시 하나, 둘 쌓아갑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4일 새벽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시의회, 광주 5개 자치구, 5·18단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단체 대표자들과 ‘광주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하고 있다..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4일 새벽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시의회, 광주 5개 자치구, 5·18단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단체 대표자들과 ‘광주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하고 있다..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오전 9시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 비상시국대회’에도 참석했다.

강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1980년 5월의 아픔을 기억했던, 경험했던, 그리고 배웠던 우리들은 이 상황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이 상황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어 “계엄의 밤은 지나고 심판의, 책임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윤석열 정부가 저질렀던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고 윤석열 정부의 퇴진까지 함께 싸워나가자”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도시자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는 참으로 당혹스럽고 참담하기 그지 없다”며 “민주주의가 참혹했던 1980년 이전인 군사정권 시절로 후퇴한 것으로, 수십년간 쌓아온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상계엄이 해제돼 다행”이라며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우리 손으로 계속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도와 시군 모든 공무원은 지금의 상황에 동요하지 말고, 주요 현안 등 업무를 차질없이 추진해달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한일해협연안 시도현교류지사회의 참석차 오는 5일 출국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하고 행정부지사를 대신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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