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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희대의 교제폭력 사건, 22세 가해자 종신형

입력 2024.12.04 13:34

수정 2024.12.0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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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2일 밀라노에서 줄리아 체케틴 살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한 여성이 ‘여성 살해는 국가의 살인’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22일 밀라노에서 줄리아 체케틴 살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한 여성이 ‘여성 살해는 국가의 살인’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교제폭력 사건의 가해자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베네치아 법원은 지난해 자신의 전 연인을 살해한 필리포 투레타(22)에 납치, 살인, 사체 은닉,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했다.

투레타는 지난해 11월 과거 연인 사이였던 줄리아 체케틴(당시 22세)을 75번가량 흉기로 찔러 살해했고, 시신을 봉지에 담아 도랑에 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직후 해외로 도주했지만 약 1주일 뒤 경찰이 체케틴의 시신을 찾아내면서 독일에서 붙잡혔다.

당시 투레타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해 ‘다시 만나달라’고 요구했지만 체케틴이 거부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에는 “다시 만나주지 않아도 괜찮다. 친구로 지내자”는 말로 체케틴을 불러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사 측은 투레타가 칼, 테이프, 밧줄을 챙겨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지 못하도록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종신형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이탈리아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범행 수법이 잔혹했던 점,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나이가 어리다는 점, 체케틴이 가해자와 교제 당시 겪은 폭력이 낱낱이 공개된 점 때문에 ‘교제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고 안사통신은 짚었다.

지난해 12월5일 이탈리아에서 전 연인에 의해 살해된 줄리아 체케틴의 장례식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그를 애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2월5일 이탈리아에서 전 연인에 의해 살해된 줄리아 체케틴의 장례식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그를 애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유족 측이 공개한 체케틴의 일기에는 “그와 헤어져야 했던 15가지 이유”라는 글이 남아 있었다. 투레타가 연락을 주고받을 때 평소보다 하트 모양 이모티콘을 적게 보내면 화를 냈고, 자신의 공부를 도우라고 협박했으며, 친구와 외출을 금지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사회적 분노가 커지면서 지난해 열린 체케틴의 장례식에는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석했다.

이를 계기로 정부가 젠더 폭력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범죄 증가는 이민자 때문’이라는 엉뚱한 해명을 내놓아 반발을 사기도 했다.

주세페 발디타라 교육부 장관은 “이탈리아에 가부장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여성 폭력의 원인은 불법 이민이라고 주장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도 이 주장에 동조하며 “불법 이민은 성폭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이민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체케틴의 여동생 엘레나는 “존경받을 만한 백인 이탈리아인 남성이 언니를 죽였다”며 “정부가 국민들의 말을 제대로 들었다면, 매년 수백명의 여성들이 죽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는 여성들이 3일에 한 명꼴로 친밀한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고 있다. 이 사건 이후로도 약 1년 동안 106명이 넘는 여성이 살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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