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로 멈춰선 국회…감사원장·중앙지검장 탄핵소추안 표결 보류

손우성 기자    신주영 기자

10일 김건희 특검법 표결도 미뤄질 듯

윤 대통령 퇴진에 힘 집중 위한 전략

국회, 시설 피해에 “강력한 책임 묻겠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깬 유리창을 살펴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깬 유리창을 살펴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영향으로 4일 국회의 모든 일정이 멈춰 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예정됐던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처리를 보류했고, 오는 10일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도 미루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장과 검사 탄핵은 오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최 원장과 이 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4일 표결하기로 한 바 있다.

민주당은 최 원장에 대해선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감사가 부실했다는 점,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미제출하는 등 국회 증언·감정법을 어긴 소지가 다분한 점 등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이 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해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부실 수사하고 불기소 처분한 점 등을 탄핵 이유로 명시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오는 5일 오후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민주당은 나아가 오는 10일 진행하기로 했던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도 미루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는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 이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와 표결에 집중하자는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이날 직접 사회를 보기로 했던 상법 개정 찬반 토론회 등 각종 일정도 모두 취소됐다.

국회는 계엄군과의 마찰로 인해 발생한 시설 피해 등에 대해서 강력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민기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계엄 선포로 발생한 물리적 피해와 손실을 철저히 파악해 위법 행위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배상 문제 등 법적으로 허용한 모든 범위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 본청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우 의장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군인이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오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며 “지휘 체계를 국회가 분명히 확인해서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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