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할 것 없이 ‘대통령 미쳤다’는 반응”
한국계 정치인들도 비판…LA에선 규탄 시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서울역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미국 내 한인 사회도 술렁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전역의 한인들이 서울에서 급격하게 전개된 사건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한국에 있는 친척 및 친구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보험회사를 운영하는 김종준씨(56)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접했을 때 “놀라고 충격받았다”고 NYT에 말했다. 김씨는 1998년 대학원 유학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한 후 한국 정치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로 서울 국회 안팎에 벌어진 시위를 보며 독재자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맞서 거리 시위를 벌였던 1980년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어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부끄럽다”며 “정치가 왜 1980년대로 돌아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과거에는 시위대와 한국의 운명에 두려움을 느꼈다면서도, 이번엔 한국의 민주주의가 폭풍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깬 유리창을 살펴 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NYT는 미국 내 한인 지역사회에선 때때로 격한 정치적 분열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반응은 일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수와 진보를 가릴 것 없이 모두가 대통령이 미쳤다고 말하고 있다”는 코리아타임스 워싱턴지국장 발언을 전했다.
미 정치권 한인들도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연방의회 선거에서 한국계로 처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뉴저지)은 성명을 내고 “이번 계엄령 선포 방식은 국민의 통치라는 (민주주의의) 근본적 기반을 약화하고 국민이 안보와 안정을 누려야 할 시기에 한국의 취약성을 극적으로 증가시켰다”고 평가했다.
캘리포니아 주의원으로 활동하다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된 데이브 민 당선인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의 핵심은 반대 의견을 허용하고 장려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경쟁자를 단속하고 반대의견을 억누르려는 윤 대통령의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의 활기찬 민주주의에 위협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날 비상계엄 선포 직후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앞에서는 한인들이 모여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외민주통일연대, 한미평화포럼 등 LA 민주진보단체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비상계엄 선포문에서 언급된 헌정질서 짓밟기, 국가기관 교란, 내란 획책,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 붕괴의 괴물은 바로 윤석열 본인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