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노동계·종교계·대학가까지 “규탄” 한목소리
![<b>호외 찾는 시민들</b>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긴박했던 전날 밤 속보를 담은 경향신문 호외를 가져가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khan.co.kr/news/2024/12/04/l_2024120501000159000017171.jpg)
호외 찾는 시민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긴박했던 전날 밤 속보를 담은 경향신문 호외를 가져가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 다시 촛불이 켜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규탄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불법 계엄 내란죄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외쳤다.
이날 참여연대·민주노총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역사 속에서나 벌어졌던 비상계엄이 말이 되느냐”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까지 주중에는 야간에, 주말에는 낮 동안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오전 국회 앞은 전날 밤부터 자리를 지킨 시민과 새벽부터 찾아온 이들이 뒤섞여 온종일 북적였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당이 주최한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0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부산에서 첫 기차를 타고 서울에 왔다는 조성중씨(78)는 “윤석열 부부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꼴을 보니 더 나라를 망치기 전에 서울에 와서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날 밤 경기 수원시에서 택시를 타고 와 밤을 새운 원종록씨(61)는 “1987년에 넥타이부대로 거리에 나섰는데 2024년이 돼서 또다시 이런 일이 있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정치 집회에 관심이 없었다는 황다원씨(29)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계엄령은 선포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 칭호를 거부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김모씨(63)는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말라”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송파구에서 온 이상미씨(46)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윤석열이 사죄하고 국회에서 주동자나 반란군에 대한 처단이 마무리돼야 일터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시민들의 분노는 광화문에서도 이어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노총 등 단체 소속 관계자 500명가량(주최 측 추산)은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죄 피의자 불법 대통령 윤석열에 맞서 국민주권 실현을 위해 전면적 저항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종교계, 대학가 등에서도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권연대·녹색연합·정보공개센터 등 분야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시민사회단체에서 규탄 성명이 쏟아졌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노동자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천주교와 원불교 등 종교계도 윤 대통령 하야 또는 퇴진을 촉구하는 선언을 했다. 서울대·고려대 등 전국 대학가에서는 교수진과 학생사회의 ‘퇴진 촉구’가 이어졌고 대학 캠퍼스에 대자보가 줄지어 붙었다. 서울 주요 대학 총학생회장들은 연세대에 모여 비상계엄 선포 규탄 행동을 계획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