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말이 되냐”던 김용현…결국엔 “책임 통감” 사의

정희완 기자

윤 대통령 최측근…대선 안보 공약 기획·대통령실 이전 주도

장관 후보자 때부터 ‘계엄’ 부인해온 기존 발언은 ‘허언’이 돼

“계엄, 말이 되냐”던 김용현…결국엔 “책임 통감” 사의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사진)은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책임자다. 그는 4일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다”며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 장관은 초대 경호처장을 지내는 등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 장관은 전날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4일 밝혔다. 계엄법은 “국방부 장관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다. 육군사관학교 38기로 임관해 육군 17사단장과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중장) 등을 지냈다.

2017년 전역한 이후 국민의힘 선대본부에 합류해 국방정책기획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의 군사안보 공약을 기획했다. 윤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는 작업을 주도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 취임 후에는 초대 경호처장으로 발탁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에 김 장관이 지난 8월 국방부 장관에 지명되자 야당은 “보은 인사”라고 지적했다.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박종선 777사령관도 충암고 출신으로 이른바 ‘충암파’가 군의 요직을 틀어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장관은 야당에서 제기한 계엄 준비 의혹을 적극 부인해왔다. 그는 지난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이 된 다음에 계엄 발동을 건의할 생각은 없나’라는 질의에 “없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대한민국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 그러면 어떤 국민이 과연 용납하겠나”라며 “우리 군도 따르겠나. 저는 솔직히 안 따를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너무 우려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도 했다.

특히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김 장관은 야당의 계엄 의혹 추궁에 “(계엄이) 발령되고 나면 국회에서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보장돼 있다”며 “이런 것들이 다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엄, 계엄 하시는 것에 대해 이해가 잘 안 간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하면서, 기존 발언은 허언이 됐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비상계엄 임무를 수행한 전 장병들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 장관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또 윤 대통령과 함께 김 장관도 내란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형법상 내란의 우두머리,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한 사람 등은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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