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유·민주주의 강조, 위선 드러나…한·미 동맹 신뢰 훼손”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

[인터뷰]“자유·민주주의 강조, 위선 드러나…한·미 동맹 신뢰 훼손”

바이든 정부, 거리두기 가능성…트럼프 회동 지연될 듯
리더십 치명상…국민들 민주적 제도로 퇴진 압박할 것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사진)는 3일(현지시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미 동맹의 탄력성은 높다”면서도 “임기 막바지인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가 어색해졌고, 미국 내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이들의 여론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워싱턴의 연구실에서 만난 여 석좌는 2021년 1월6일 연방의사당 난입 사태를 고려하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계엄 선포를 문제 삼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간 대면 회동이 조기 성사되기는 어려워졌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사태가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은.

“한·미 동맹은 광범위한 수준에서 탄탄하며 회복탄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정성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임기 막바지에 양국 관계가 어색해졌다. 미국은 윤 대통령의 행동을 묵과하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한국에 대해선 지지를 전달하고 있다. 한 달 뒤 종료되는 바이든 행정부는 원한다면 얼마든지 윤석열 정부와 거리를 둘 수도 있다.”

- 가치 외교를 강조해 온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이 달라질까.

“(그런 행보를) 위선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회동에서 나눈 자유·민주주의 관련 발언들이 우습게 들리게 만들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강조하려 한 ‘규칙 기반 국제질서’ 지지 등 대외 메시지도 한국 내 상황으로 인해 약화됐다.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이들도 이번 윤 대통령의 조치는 너무 나갔고, 신뢰를 잃었다고 본다.”

- 트럼프 측의 예상되는 반응은 무엇인가.

“트럼프나 공화당이 보기에 계엄령이나 쿠데타 시도가 놀랍지 않을 것이다. 1·6 사태 때 그들도 비슷한 일을 했다. 슬픈 일이지만 민주적 절차 훼손이나 계엄에 대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한국 상황과 (미국 상황에서) 공통점을 찾으려 할 수도 있다.”

- 트럼프 2기에 대비해 온 한국의 노력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윤 대통령은 트럼프 1기 때는 한국이 총리 권한 대행 체제였지만 지금은 미국과 협력한 경험이 있는 대통령이 있다고 강조하려 했다. 트럼프와 조기에 대면 회동도 추진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내에 더 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기 회동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 향후 한국 정국 전망은.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허물어버렸고, 친북 (반국가) 세력에 책임을 돌렸다. 실제 그 증거가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1970년대였다면 그런 방식이 통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2024년이고 한국은 열린 민주주의 사회이다. 계엄 해제 후에도 야당의 강력한 탄핵 요구 때문에 리더십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한국 민주주의나 거버넌스의 한계가 있다면.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나 절차, 선거 모두 강력하다. 취약점으로 지적된 건 관용과 자제 부족 등 규범·문화 차원이다. 예컨대 대통령이나 행정부가 정치적 동기로 수사하는 경향이 있는데, 결국 반대세력에 대한 관용과 자제가 결여된 탓이다. 2016~2017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도 민주적 제도는 강력하게 유지됐다. 이번에도 한국 국민들이 강력한 제도 아래 윤 대통령의 퇴진으로 귀결되는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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