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속도전 아니라던 교육부 “일정 무리”

탁지영·김원진 기자

“부정적 여론 형성 우려”…제작사들에 연내 테스트 요청

“무리하게 일정 잡은 이유”…제목으로 공지 보내며 설명

AI 디지털교과서 웹전시본에 탑재된 AI 튜터(대화 로봇)가 ‘음수, 양수’ 개념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웹전시본 갈무리

AI 디지털교과서 웹전시본에 탑재된 AI 튜터(대화 로봇)가 ‘음수, 양수’ 개념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웹전시본 갈무리

교육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제작사들에 ‘무리하게 일정을 잡은 이유’라는 제목을 달아 AI 교과서 테스트 협조를 요청하는 공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AI 교과서 도입을 두고 공식적으론 “속도전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내부적으로도 무리한 일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지난달 말 AI 교과서 제작사들에 17개 시도교육청 소속 학교에서 AI 교과서 이용 테스트를 12월 한 달간 진행해달라고 공지했다. 이후 제작사들은 “이미 정해진 다른 교과서 개발 일정이 있다” “연말에 (방학을 하는) 학교가 개방을 꺼리는 등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가 직접 ‘12월31일까지 무리하게 일정을 잡은 이유’라는 제목을 달고 제작사들에 추가 공지를 보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5년 1월부터 시도교육청별 교원 연수가 진행된다”면서 “연수 진행 중에 특정 개발사의 화면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으면 교육부와 개발사 양쪽 모두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리하게라도 모든 개발사가 시도교육청에서 전 교과가 잘 작동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정책 추진 일정상 불가피한 부분이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교육부도 AI 교과서 도입 과정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는 줄곧 “지난 2년간 준비해왔기 때문에 속도전이라는 지적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해왔다.

방학을 앞두고 테스트 대상 학교를 선정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4~5개 교육청에서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AI 교과서 테스트를 시행하기로 했다. 내년 1월 교사 연수 전 전 지역 대상 테스트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채 현장에서 쓰이게 됐다.

AI 교과서는 내년 1학기 초중고교 일부 학년 영어·수학·정보 교과에 처음 적용된다. 교육부는 AI 교과서 검정 결과를 지난달 29일 최종 발표했고, 최초 실물 공개는 지난 2일 이뤄졌다. 교실 도입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AI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여론 악화 문제를 신경 쓰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개발사에 보낸 공지에서 12월 한 달간 급히 AI 교과서 테스트를 추진하는 이유로 ‘언론 노출에 따른 여론 악화’를 들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에도 오후 11시가 넘어 개발사에 연락해 “12월2일 웹 전시본에서 사회적 문제가 야기돼 AI 교과서에 매우 부정적인 여론 형성이 될 수 있어서 급히 요청드림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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