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뒤 윤석열 정권 있을지 알 수 없어”···일본, 한일협력에 계엄 후폭풍 우려

조문희 기자
5일 발행된 일본 주요 조간신문 1면에 ‘한국 비상계엄 선포 후 해제’ 사실을 전한 기사들이 실려 있다. 일본 언론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한국 계엄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연합뉴스

5일 발행된 일본 주요 조간신문 1면에 ‘한국 비상계엄 선포 후 해제’ 사실을 전한 기사들이 실려 있다. 일본 언론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한국 계엄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5일 “윤 대통령은 일·한 관계의 개선이 한국의 국익이라는 신념을 갖고 추진해 왔으며 그런 윤 대통령의 노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계엄 여파가 한일 관계 개선 흐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로부터 한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가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묻자 “예측이 어려워 답을 삼가겠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이 헌법상 한국을 ‘적대국’으로 재규정하고 남북 연결 도로·철도 폭파 등 적대적 기조로 전환한 데 대해선 “안전보장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단정하지는 않겠지만 그동안의 전제가 앞으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계엄 사태의 후폭풍으로 윤석열 정권 들어 개선돼 온 한일 관계가 후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본 정부에서 커지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당장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내년 1월쯤 정상회담을 포함한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이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계획이 재검토될 전망이라고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전했다.

한 일본 총리 측근은 아사히신문에 “(정상회담은) 이 상황에서는 힘들다. 한 달 뒤에 윤석열 정권이 있을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성사된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간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모처럼 분위기가 좋았다”라면서 현 상황에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가 이달 15∼16일 방한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사태 이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전 총리는 일한의원연맹 간부들과 함께 방한해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과 만나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교류 증진을 위한 기념사업 개최 등 협력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었다. 그는 윤 대통령과 면담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한국 방문을 추진해온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도 전날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방한 일정을 연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양국 관계의 개선 흐름이 움츠러들 수 있는 중대 국면”이라고 짚었다.

아사히는 한·미·일 정상이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선언으로 이룩한 협력관계에도 계엄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물러나고 동맹 및 다자 협력을 경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마저 위기를 자초하면서 한층 더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한일관계가 하룻밤에 안갯속이 됐다”고 했다.

산케이신문은 사설에서 “한국의 혼란으로 한·미·일 3국의 결속이 흐트러졌다고 판단한 주변 강대국들이 도발할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향후) 바이든 미 행정부에서 강화된 한·미·일 공조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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